강대식 의원, “7월 입찰한다더니 공고도 못 냈다”…고속도로 휴게소 직계약, 시작부터 ‘삐걱’

강대식 의원, “7월 입찰한다더니 공고도 못 냈다”…고속도로 휴게소 직계약, 시작부터 ‘삐걱’

정부 ‘12월 임시운영’ 계획 사실상 무산…도로공사, 내년 설로 목표 늦춰
계약 끝나도 기존 업체 영업 계속…자산 인수·명도 기준 없어 곳곳 분쟁 불씨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정부가 고속도로 휴게소의 높은 중간 수수료를 낮추겠다며 야심 차게 꺼내 든 ‘공공 직계약’ 시범사업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 7월 정부가 ‘7월 입찰공고, 12월 임시운영’이라는 시간표까지 제시했지만 3개월이 지난 10월 현재 한국도로공사는 입찰공고조차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사진=강대식 의원실]

문제는 단순한 일정 지연에 그치지 않는다.

계약이 끝나거나 해지된 기존 휴게소 운영업체의 시설·물품을 누가, 얼마에 인수할 것인지 명확한 기준이 없고 일부 휴게소에서는 계약 종료 이후에도 기존 업체가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2027년까지 계약이 해지되거나 종료될 예정인 휴게소가 최소 83곳에 달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향후 휴게소 운영구조 개편 과정에서 비슷한 분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동구·군위을)이 한국도로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현재 계약이 종료되거나 해지된 기존 운영업체가 사용하던 휴게소 시설과 물품 등에 대한 자산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사가 끝나면 감정평가를 통해 도로공사가 인수할 자산의 객관적인 가치를 산정할 계획이다.

정부가 휴게소 운영구조 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지난 7월 9일이다.

기존 운영업체를 거치는 구조에서 벗어나 한국도로공사 또는 공공관리회사가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높은 중간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시범사업 대상은 신설 휴게소 3곳과 기존 휴게소 5곳 등 모두 8곳이다.

하지만 기존 휴게소를 직계약 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복잡한 문제가 불거졌다.

현행 휴게시설 임대차계약서에 따르면 계약이 만료되거나 중도 해지될 경우 기존 운영업체는 명도일까지 소유재산을 반출해야 한다.

도로공사의 승인 없이 시설물을 변경한 경우 원상복구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실제 휴게소 운영 현장에서는 기존 운영업체와 새 운영업체가 시설과 물품을 넘겨받고 그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는 게 강 의원실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오가는 금액은 매출 규모가 큰 휴게소의 경우 약 7억원, 소규모 휴게소는 약 3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도로공사가 직계약 구조로 들어오면서 이 같은 관행과 기존 계약 원칙 사이에서 자산 인수 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도로공사는 계약상 원상복구가 원칙인데도 기존 시설과 물품을 직접 인수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9월 감사원에 사전컨설팅을 요청했다.

자산 가격을 둘러싼 갈등 가능성도 있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일부 대형 휴게소 운영업체는 10억원 안팎의 인수금액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도로공사가 인수할 수 있는 자산의 범위는 기존 민간업체 사이의 인수인계 대상보다 좁아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실제 인수금액이 과거 관행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기존 사업자가 퇴거하지 않으면서 또 다른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미 소송도 진행 중이다.

강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직계약 전환 대상인 기존 휴게소 2곳은 2023년 11월 임대차계약이 종료됐지만 ‘임대차계약 해지 및 건물 인도’를 둘러싼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전환 대상 휴게소 2곳은 도로공사의 운영서비스 평가 결과에 따라 2025년 9월 계약이 해지됐고, 1곳은 올해 3월 계약이 끝났지만 현재까지 기존 운영업체가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이 끝났는데도 새로운 운영업체를 선정하지 못한 채 기존 사업자의 영업이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신속하게 정리할 내부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도로공사 내부 규정에는 휴게소 계약 해지 또는 종료 이후 일정 기간 안에 재입찰을 실시하도록 하는 명확한 기한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부가 지난 7월 제시했던 ‘2026년 12월 임시운영’ 계획은 사실상 어려워졌고 도로공사는 현재 2027년 설 명절을 목표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로공사가 최근 공개적으로 밝힌 여주휴게소의 직계약 운영 목표 역시 2027년 설 연휴 전이다.

도로공사는 기존 민간 운영사를 거치지 않고 입점업체와 직접 계약해 평균 37%를 웃도는 수수료를 8~9% 수준으로 낮추고 가격과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존 운영업체와의 자산 인수·명도 협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기존 휴게소 5곳을 제외하고 신설 휴게소 3곳을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먼저 추진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범사업 이후가 더 큰 문제다.

정부와 도로공사는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직계약 방식의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인데 2027년까지 계약이 해지되거나 종료될 예정인 휴게소만 최소 83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5곳에서 자산 인수와 명도, 재입찰 기준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면 앞으로 수십 곳에서 같은 갈등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에 도로공사는 기존 운영업체와의 분쟁을 줄이고 원활한 사업자 전환이 이뤄지도록 자산 인수와 명도 등에 관한 표준모델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대식 의원은 “정부가 지난 7월 휴게소 운영구조를 바꾸겠다며 연내 시범운영까지 공언했지만 정작 기존 사업자와의 자산 인수와 명도 문제조차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입찰공고도 못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속도전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제도와 절차부터 제대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특히 “계약이 끝난 업체가 계속 영업하는 상황을 방치한다면 향후 83곳의 계약 종료 과정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며 “계약 종료 후 재입찰 기한과 자산 인수 기준, 분쟁 발생 시 처리절차 등을 담은 표준모델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