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李, 정부 속도전으로 인허가 급증?…서울시가 만든 성과"

오세훈 "李, 정부 속도전으로 인허가 급증?…서울시가 만든 성과"

'부동산 발언' 직격…"정신승리 지켜보기엔 국민 삶 절박"
"'보수 정부 투기 권장' 주장, 근거 없는 이분법"
"정책을 '개혁'으로 포장…실패 향해 가고 있다는 뜻"
"부동산 정책 실패 인정하고 원점서 다시 시작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8월 26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용산공원 부지 활용 문제 등 주택공급 논의 관련 회동을 한 뒤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면담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발언을 두고 "'정신승리'를 지켜보기엔 국민의 삶이 너무 절박하다"고 직격했다.

오 시장은 6일 페이스북에서 "어제 대통령께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올린 여러 부동산 관련 글을 보면서 더 이상 (대통령을) 설득하는 것이 무의미하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5일) X(옛 트위터)에서 부동산 관련 글을 잇달아 올리면서 최근 서울·수도권의 주택 인허가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속도전으로 서울·수도권의 주택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가 급증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무총리 총괄로 범정부 차원에서 주택 인허가 조기 확대와 택지 공급을 매일 챙기고 있다"며 "최근 주택 인허가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인허가 이후 분양 우려로 착공을 미루는 사업장에 대해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분양 물량을 매입임대용으로 매수확약하도록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전년 대비 서울·수도권의 인허가와 착공이 늘어난 것을 정부의 속도전 덕이라고 한 대목에선 헛웃음이 나온다"며 "조합설립부터 착공까지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데 대통령께서는 인허가와 착공을 1년 만에 만들어내는 요술램프라도 갖고 계시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올해부터 인허가와 착공 성과가 순차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은 박원순 시장 시절 뿌리를 뽑고 제초제까지 뿌려놓은 정비사업을 서울시가 밤낮없이 복원해 온 결과"라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389곳, 43만 호의 정비사업이 취소됐지만 214곳을 새로 지정하고 사업성을 개선해 인허가와 착공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지난해 정비사업 약 1만 5000호가 착공했고, 올해는 3만 호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28년까지 85개 구역, 총 8만 5000호를 착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성과가 아니다. 무너진 공급 기반을 하나하나 다시 세워, 꾸준히 결실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공급 정상화의 과정을 애써 외면한 채,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는 대통령의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고 꼬집었다.

오 시장은 이 대통령이 "부동산 투기를 권장하는 보수 정부는 제외하고 민주 정부마다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노력했지만, 목표대로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그 원인 중 하나로 "저항과 반발에 밀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개혁 조치를 끝까지 관철하지 못한 것"을 꼽은 것을 두고도 반박했다.

오 시장은 "대통령은 '보수 정부는 투기를 권장했고, 진보 정부는 투기를 억제했다'는 근거 없는 이분법적 사고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며 "부동산을 시장 원리가 아닌 이념으로 바라보는 인식에서 단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대통령에게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나"라고 직격했다.

그는 "대통령 말씀대로라면 투기를 권장한다는 보수 정부에서 집값이 뛰고, 투기를 억제한다는 진보 정부에서는 안정됐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 아닌가"라며 "있는 사실마저 외면한 채 정신승리만 거듭한다고 정책의 결과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국민이 겪는 부동산 지옥만 길어질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국민에게 '정책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한 것을 두고도 날을 세웠다. 오 시장은 "전월세 대란 속에서 당장 이사 갈 집조차 구하지 못해 속이 타들어 가는 국민들 앞에서 하실 말씀은 아니다"라며 "투기세력을 때려잡겠다는 구호가 커지고, 정책을 '개혁'으로 포장할수록 오히려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를 향해 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요청드린다. 지난 1년간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용기 있게 선언하라"며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국민의 고통 앞에서 생각을 바꾸고 정책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국정 최고책임자가 보여줄 수 있는 진정한 용기"라고 강조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