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의 한 청년기업이 이탈리아 패션기업 돌체앤가바나에 디지털제품여권(DPP) 기술을 공급하며 유럽 시장 진출에 나섰다. 지역에서 개발·사업화한 디지털전환 기술이 글로벌 기업의 실제 공급계약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부산시는 지역 청년기업 ㈜데이터스피라가 국내 최초로 디지털제품여권(DPP·Digital Product Passport) 상용화 서비스를 출시하고 돌체앤가바나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데이터스피라는 부산시와 KAIST가 공동 설립한 국제공동연구소 ‘카이스트 오토아이디랩 부산혁신연구소’의 기술 지원 등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지난 2024년 창업한 이후 디지털전환 관련 기술을 제품화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DPP는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 사용, 재활용 등에 이르는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유럽연합(EU)이 역내로 수입·유통되는 제품의 지속가능성과 자원순환 관련 정보를 관리하기 위해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품목별로 의무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데이터스피라는 지난해부터 돌체앤가바나와 함께 세계 각국 기업이 참여한 기술검증(PoC)을 진행했다. 이후 기술 경쟁력을 검증받고 지난 4월 9일 최종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DPP 서비스의 상용화 단계에 들어갔다.
EU의 DPP 적용 대상은 올해 철강을 시작으로 2027년 전지·섬유·의류·알루미늄·가구 등으로 확대된다. 이후 품목별 일정에 따라 적용 범위가 지속적으로 넓어질 예정이다.
부산시는 이번 계약이 지역기업이 개발한 디지털전환 기술이 국제 규제 대응을 위한 실제 서비스로 연결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제 공급망에서 제품의 생산·유통 정보와 자원순환 관련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DPP 기술이 향후 지역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데이터스피라는 앞서 지난 7월 국제수산물 이력추적 표준기구(GDST) 인증 제품을 출시하는 등 국제 표준을 기반으로 한 기술 사업화를 이어가고 있다.
기술 개발의 기반에는 ‘카이스트 오토아이디랩 부산혁신연구소’가 있다. 이 연구소는 디지털전환 국제표준기구인 GS1의 국제공동연구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ETH),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등 해외 연구기관 및 글로벌 물류기업과 디지털전환 표준화 관련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시는 연구소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지역기업에 이전하고 교육과 기술사업화, 해외시장 진출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향후에는 DPP 기술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공급망 관리와 최적화, 제품별 맞춤형 서비스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