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일하지 않고 받은 초과근무수당은 돌려받고, 부정수령액의 5배까지 추가로 물린다. 반복 적발자에 대한 징계와 초과근무 제한도 강화됐다.
그런데도 국가공무원의 초과근무수당 부정수령은 최근 4년 동안 한 해도 300명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얼마를 잘못 받아 얼마를 돌려받았는지’는 집계하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부정수령하다 적발됐는지, 제재받은 공무원이 다시 같은 행위를 했는지는 중앙 차원에서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영진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달서구병)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부처별 초과근무수당 부정수령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부정수령으로 적발된 국가공무원은 누적 연인원 1560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313명에서 2023년 391명으로 늘었다. 2024년에도 382명이 적발됐고 지난해에는 328명을 기록했다.
4년 연속 300명을 넘은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에만 146명이 적발됐다. 돈으로 환산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2022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부정하게 지급됐다가 환수된 초과근무수당은 4억8701만원이다.
여기에 부정수령에 따른 가산징수액 14억4790만원을 더하면 환수·가산징수 규모는 약 19억3500만원에 이른다.
제재가 약한 것도 아니다.
정부는 초과근무수당을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경우 해당 금액을 환수하고 추가로 가산징수하도록 하고 있다.
부당수령에 대한 가산징수 강화는 2021년 국가공무원법과 관련 규정 개정을 거쳐 기존 2배에서 5배 수준으로 강화됐다. 열린장관
징계와 재발방지 장치도 계속 강화됐다.
권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3년에는 징계의결 요구 기준이 기존 3회 적발에서 2회로 강화됐고, 2024년에는 한 차례 적발될 경우 초과근무명령 금지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렸다. 2회 이상 적발되면 12개월 동안 제한된다.
올해는 기준이 다시 강화됐다.
10월부터는 한 차례 부정수령이라도 금액이 50만원 이상이면 징계의결을 의무적으로 요구하도록 했다. 정부가 발표한 제도 개편에서도 이 같은 강화 내용이 확인된다.
문제는 강해진 처벌과 적발 규모가 좀처럼 맞물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정 기관에서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적발되는 현상도 반복됐다.
2022년에는 경찰청에서 200명이 적발됐고 2023년에는 금융위원회 135명, 경찰청 106명이 적발됐다.
2024년에는 소방청에서만 217명이 적발됐다.
지난해에는 소방청 103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87명, 올해 상반기에는 과기정통부 49명과 해양경찰청 36명이 각각 적발됐다.
다만 특정 기관의 적발 인원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기관의 부정수령이 다른 기관보다 심각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집중 감사나 자체점검으로 적발 건수가 일시에 증가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권 의원은 정부의 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실이 초과근무수당 부정수령의 적발 경위와 주요 사례, 동일 공무원의 반복 적발 여부 등을 추가로 요구했지만 인사혁신처는 구체적인 적발 경위와 사례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징계 통계 역시 초과근무수당과 출장여비 부정수령을 하나의 비위유형으로 묶어 관리해 왔다.
최근 5년간 두 비위로 내려진 징계는 모두 255건으로 집계됐지만 이 가운데 초과근무수당 부정수령만 따로 떼어 징계 규모와 재발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권영진 의원은 “정부가 부정수령액의 5배를 가산징수하고 징계기준과 초과근무 제한까지 지속적으로 강화한 것은 필요한 조치”라면서도 “그럼에도 최근 4년간 매년 300명 이상의 공무원이 적발됐다는 것은 단순히 처벌수위를 높이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특히 “얼마를 부정수령했고 얼마를 돌려받았는지만 관리할 것이 아니라 어떤 경위로 적발됐고, 제재를 받은 공무원이 다시 같은 행위를 했는지까지 확인해야 정책의 실효성을 평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배를 물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5배를 물린 사람이 다시 부정수령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사혁신처가 수당제도의 주무부처인 만큼 각 기관의 개별 감사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최소한 적발-환수-징계-재적발까지 연결해 관리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