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무담보채권 1조원 넘었는데…금융재산 압류·회수 ‘0원’

HUG 무담보채권 1조원 넘었는데…금융재산 압류·회수 ‘0원’

CA사에 9,976억원 규모 채권추심 맡기고도 금융재산 확인·압류 활용 안 해

무담보채권 2023년 1,444억원→올해 8월 1조175억원…건수도 1만건 돌파

감사원도 미흡한 채권관리 지적…안태준 “금융재산 확인부터 실제 회수까지 이어져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신용정보회사(CA사)에 약 1조원 규모의 채권추심을 위임하고도 채무자의 예금 등 금융재산을 확인해 압류·추심하는 방식은 한 차례도 활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사이 전세보증금 대위변제 이후 담보를 처분하고도 회수하지 못한 HUG의 무담보채권은 1조원을 넘어섰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을)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HUG의 무담보채권 잔액은 2023년 1,444억원에서 2024년 2,939억원, 2025년 5,962억원으로 증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 [사진=안태준 의원실]

올해 8월 기준으로는 1조175억원까지 늘었다. 2023년과 비교하면 약 7배로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무담보채권 건수도 1,578건에서 1만64건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무담보채권은 HUG가 전세보증 사고가 발생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대신 지급한 뒤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주택 등 담보재산을 처분하고도 돌려받지 못한 금액이다.

HUG는 채권 회수를 위해 외부 신용정보회사에도 대규모 추심 업무를 맡겨왔다.

자료에 따르면 HUG는 2023년부터 올해 8월까지 CA사에 총 2만209건, 원금 기준 9,976억원 규모의 채권추심을 위임했다.

그러나 이 기간 CA사를 통해 채무자의 예금 등 금융재산을 확인하거나 이를 토대로 압류·추심한 실적은 한 건도 없었다. 이에 따라 해당 방식을 통해 실제 회수한 금액 역시 0원으로 나타났다.

무담보채권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채무자의 금융재산을 활용한 적극적인 추심 방식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던 셈이다.

CA사를 활용한 금융정보 파악과 압류·추심 제도는 무담보채권 규모가 이미 1조원을 넘어선 뒤인 올해 9월에야 도입됐다.

HUG는 2026년 9월부터 CA사를 통해 채무자의 금융정보를 파악하고 확인된 금융재산에 대해 압류·추심 절차를 진행하는 제도를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도 HUG의 채권관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감사원은 HUG가 채무자의 부동산 재산은 조사하면서 예금 등 금융재산은 조사하지 않았고, CA사를 활용하면 금융정보를 파악해 압류할 수 있는데도 이를 활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세보증 사고에 따른 HUG의 대위변제와 구상채권 규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채무자의 부동산뿐 아니라 금융재산까지 포함한 회수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의원은 “보증사고에 따른 대위변제 이후 구상채권이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단순 재산조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금융재산 확인부터 압류, 실제 회수까지 이어지는 적극적인 채권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