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정부가 출생신고 전 임시번호로 관리된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한 결과 임시신생아번호 아동 10명 가운데 3명꼴로 경찰 수사의뢰가 이뤄지고 700명이 넘는 아동의 사망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조사에서 제외됐던 임시관리번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추가 조사에서도 800건이 넘는 경찰 수사의뢰와 38명의 사망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정부가 지난해 약속했던 신규 임시관리번호 아동에 대한 별도 정기조사는 출생통보제 시행 이후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2023년부터 5차례에 걸쳐 조사한 임시신생아번호 아동은 총 1만1,960명이다.
이 가운데 지자체 조사 과정에서 경찰에 수사의뢰된 사례는 3,693건으로 전체의 30.9%를 차지했다. 사망 사실이 확인된 아동은 711명이었다.
다만 경찰 수사의뢰가 곧 범죄 혐의가 확인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 확인된 아동의 사망과 출생 미등록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그럼에도 출생신고 여부와 아동의 소재·안전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체 조사 대상의 30%가 넘는 사례가 경찰 수사의뢰로 이어지고 700명이 넘는 아동의 사망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는 점에서 출생 미등록 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과거 임시신생아번호 조사에서는 사망 아동의 사망 일시와 장소, 원인, 보호자의 아동학대 이력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학대 정황 등이 의심되는 사례를 경찰에 수사의뢰하기도 했다.

◇ 기존 조사 밖 ‘임시관리번호’ 2,720명 추가 확인
임시신생아번호 조사만으로 출생 미등록 아동 문제가 모두 파악된 것도 아니었다.
2024년 10월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생후 18개월 아동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기존 임시신생아번호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임시관리번호’ 아동의 존재가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2010년부터 출생통보제 시행 전날인 2024년 7월 18일까지 태어난 임시관리번호 아동 2,720명을 대상으로 추가 조사를 실시했다.
보건복지부가 소 의원실에 제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이 가운데 출생신고 완료는 1,415명, 출생신고 예정 106명, 해외 출생신고 251명, 정보 오류·부재 91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이 확인된 아동은 38명이었으며 지자체가 경찰에 수사의뢰한 사례는 819건이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이들 819건 가운데 경찰이 중복이나 정보 오류 등을 제외하고 실제 수사에 착수한 사례는 781건이다.
이에 따라 정부 조사에서는 임시신생아번호 아동 711명에 이어 임시관리번호 아동 38명의 사망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 조사 끝나지 않았던 63명 추적…13명 경찰 수사의뢰
지난해까지 조사를 마치지 못했던 아동에 대한 후속 조사에서도 추가 수사의뢰 사례가 확인됐다.
정부가 2025년 2월 임시관리번호 아동 조사 결과를 발표할 당시에는 생존 1,716명, 사망 37명, 경찰 수사의뢰 828명으로 집계됐으며 63명은 조사가 진행 중이었다.
소 의원실이 이들 63명의 이후 조사 결과를 확인한 결과, 38명은 출생신고가 완료됐고 9명은 출생신고 예정, 1명은 해외 출생신고, 1명은 정보 오류로 확인됐다. 사망이 추가로 확인된 아동도 1명 있었다.
특히 13명은 경찰 수사의뢰로 이어졌다. 조사 중이던 63명의 20.6%에 해당한다.
수사의뢰 사유를 보면 6명은 보호자 연락 두절 또는 방문 거부 사례였으며 2명은 보호자가 임시관리번호 발급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2025년 2월 발표 당시 경찰 수사의뢰 828명에는 조사 중이던 63명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중복·정보 오류 등을 정리한 현재 기준 경찰 수사의뢰 건수는 819건이며, 이 가운데 실제 경찰 수사가 시작된 사례는 781건이라고 밝혔다.
◇ “정기 조사하겠다”던 복지부…출생통보제 이후 별도 조사 없어
문제는 정부가 출생통보제 시행 이후에도 임시관리번호를 신규 발급받는 아동에 대해 정기적인 조사와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별도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2025년 2월 임시관리번호 아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출생통보제 시행 이후에도 신규 임시관리번호 발급 아동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조사와 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복지부가 지난 1일 소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출생통보제 시행 이후 신규 임시관리번호 발급 아동을 대상으로 별도의 조사를 실시한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기존 임시신생아번호·임시관리번호 아동 가운데 출생 미신고 상태로 남아 있는 아동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임시관리번호 정보를 연계받아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까지 조사 중이었던 63명에 대해서도 개별 아동의 조사 착수일과 완료일은 별도로 관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수사의뢰된 개별 아동의 수사 진행 상황 역시 공유받지 않고 총계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소 의원은 “기존 조사에서 빠져 있던 임시관리번호 아동을 추가로 조사하자 다시 수백 건의 경찰 수사의뢰와 사망 아동이 확인됐다”며 “정부가 정기 조사 필요성을 스스로 인정하고도 별도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은 국정감사에서 점검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