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치료 기다리는 30분…보호자에겐 '쉼'이 됐다

아이 치료 기다리는 30분…보호자에겐 '쉼'이 됐다

서울시 어린이병원, '보호자·가족 돌봄 프로그램' 운영

서울시 어린이병원 51병동의 환아 보호자·가족 돌봄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아이키움 정원'. [사진=서울시 어린이병원]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아이의 재활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보호자에게 치료 대기시간은 또 다른 '기다림'이었다. 서울시 어린이병원은 이 시간을 활용해 보호자가 잠시나마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어린이병원 51병동은 장기간 재활치료를 받는 환아뿐 아니라 보호자와 가족까지 돌봄 대상으로 확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앞서 51병동은 프로그램 기획에 앞서 환아 보호자 32명을 대상으로 사전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85%가 보호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매우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이 47%,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이 38%였다. 프로그램 시간대로는 63%가 오전 10시부터 낮 12시를 선호했다.

운영 방식으로는 60%가 치료 대기시간 활용을 원했고, 70%는 '짧은 시간에 부담 없이 참여'을 중요하게 꼽았다. 참여가 어려운 이유로는 시간 맞추기(50%)와 아이 돌봄(35%) 등이 꼽혔다.

51병동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반영해 오전 시간대와 치료 대기시간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 시간은 30분 이내로 정하고, 소그룹·병동 방문형 방식으로 구성했다.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보호자의 휴식을 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51병동에 따르면 지난 5월 보호자를 대상으로 손 마사지 프로그램을 4차례 열어 20명이 참여했다. 6월에는 차와 함께하는 명상 프로그램을 두 차례 진행해 23명이 참여했고, 자신의 감정을 글씨로 표현하는 캘리그라피 감정일기는 4차례에 걸쳐 27명이 참여했다.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반려식물을 직접 심고 돌보는 '아이키움 정원'에는 20가족이 참여했다. 아울러 별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대기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다. 서울도서관에서 기증받은 그림책 310권을 병동 베란다 복도 일부에 배치해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독서·휴식공간으로 꾸몄다.

'함께돌봄 건강코칭'을 통해 아이가 치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과 가정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정보도 제공하는 등 보호자의 건강관리와 돌봄 역량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보호자끼리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도 만들었다. '또바기 공감마당'에서는 병원생활뿐 아니라 응급상황 대처법과 복지 정보 등을 공유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보호자들이 돌봄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외부 기관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서울도서관과 함께 보호자와 지역 주민 50여명을 대상으로 치유·인문학을 주제로 한 북콘서트를 열었고, 서울시농업기술센터와는 우리 쌀을 활용한 간식과 음료를 만드는 보호자 요리교실을 운영했다.

51병동은 앞으로도 프로그램 참여자 의견과 운영 결과를 토대로 명상·차 클래스와 손마사지, 감정일기, 건강코칭 등 수요가 높은 프로그램을 보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환아와 보호자가 치료 과정에서 함께 회복하고 가정에서도 건강관리를 이어갈 수 있는 '가족중심 돌봄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어린이병원 관계자는 "환아의 치료 과정을 함께하는 보호자의 심리적·신체적 건강은 가족 전체의 회복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앞으로도 보호자가 잠시 쉬어가고 필요한 건강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가족중심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