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이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지난달 25일 동물용의약품 제조업 허가에 이어 27일 제조품목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품목 허가를 받은 동물성 방사성의약품이다. 10세 이상 노령 고양이의 약 10%가 앓는 것으로 알려진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질환이다.
싸이로키티 주사액은 한 번 투여하면 되기 때문에 기존처럼 장기간 경구용 약물을 투여할 필요가 없다.
유유제약은 새롭게 반려동물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올해 초부터 계열사 유유바이오에서 고양이 아토피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있다. 반려동물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치료제 개발도 병행하는 전략이다.
유유제약은 미국 반려동물 영양제 시장에도 진출해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아마존에 고양이용 스틱형 영양제 '아리스 퍼펙트 오메가+멀티비타민 리커블'(Ari's Purrfect Omega+Multivitamin Lickable)을 출시했다. 지난 5월 첫 제품 출시 후 3개월 만에 또다시 신제품을 내놓으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제품 외에도 내년에 또 신제품을 출시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 허가를 받아 판매 중인 제품도 있다. 박셀바이오의 '박스루킨-15'는 국내 최초의 반려견 유선종양 면역항암제로 품목허가를 받아 유한양행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사람용 당뇨 신약 '엔블로'(SGLT-2 억제제)를 반려견 용량으로 재구성한 '엔블로펫'의, 올해는 반려견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플로디시티닙'의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HK이노엔 역시 지난 6월 저분자 신약 'IN-115314' 반려견 경구제의 임상 3상을 완료하고 허가 절차에 돌입했다.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공략 왜?…시장 성장세에 개발 기간도 짧아
이처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용 의약품은 워낙 기업이 많아 경쟁도 치열한 데 비해 반려동물 시장은 점점 커지는 단계로 새로운 먹거리"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규모는 올해 288억달러(43조2000억원)에서 연평균 6.6% 성장해 오는 2035년 511억달러(76조65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반려동물 고령화에 따른 다양한 치료제 수요가 겹치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펫헬스케어 시장은 2022년 2억5000만달러에서 오는 2032년 약 8억9000만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 의약품은 사람용 의약품에 비해 개발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사람용 의약품은 안전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을 진행하는 단계에서 막대한 비용이 든다.
이에 비해 반려동물 의약품은 대상이 동물인 만큼 관련 부담이 덜해 개발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식적인 발표는 아니지만 반려동물 의약품은 사람용에 비해 절반 정도의 기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용 의약품처럼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을 통해 개발하는 게 아니고 의약품의 대상이 동물이어서 개발 기간도 짧다"고 설명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