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타고 만난 ‘가장 대담한 투싼’…뉴욕의 밤 밝혔다 [르포]

페리 타고 만난 ‘가장 대담한 투싼’…뉴욕의 밤 밝혔다 [르포]

1일 미국 뉴욕서 '디 올 뉴 투싼' 월드 프리미어 행사 진행

행사장 가는 길부터 브랜드 경험…'가장 대담한 투싼' 강조
런웨이형 무대서 스탠다드·XRT PRO 동시 공개…환호성 가득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월드 프리미어' 에 전시된 디 올 뉴 투싼. [사진=최란 기자]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1일 오후 4시10분(현지시간) 미국 뉴욕 로어맨해튼 배터리파크시티 선착장. 현대자동차의 5세대 '디 올 뉴 투싼'을 만나러 가는 길은 자동차가 아닌 페리 위에서 시작됐다.

목적지는 이스트강 건너편 퀸스 롱아일랜드시티의 사운드 리버 스튜디오. 페리는 허드슨강을 따라 내려가 맨해튼 남단을 돈 뒤 이스트강으로 들어섰다. 브루클린 브리지와 맨해튼 브리지 아래를 차례로 지나는 동안 왼편으로는 로어맨해튼 빌딩숲이 펼쳐졌다.

물살이 거세질 때마다 배가 출렁였고 선미에 단 성조기와 현대차 깃발도 강바람에 나란히 펄럭였다. 북미 시장 공략의 핵심 차종을 보러 가는 길이라는 점을 새삼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약 30분 뒤 페리가 퀸스 롱아일랜드시티 부두에 닿았다. 행사장 외벽에는 파란색으로 크게 쓴 'The Boldest TUCSON' 문구가 걸려 있었다. 옛 공장 시절 광고 문구가 희미하게 남은 낡은 벽돌 위에 덧칠한 글씨로 '대담함'을 앞세운 신차의 성격이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현대차는 이번 행사를 차를 보여주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행사장에 도착하는 과정부터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설계했다.

페리 이동부터 차량 공개, 전시 콘텐츠까지 모든 동선에서 투싼의 가치를 체험하도록 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출렁이는 물살을 가르며 강을 건넌 30분은 '가장 대담한 투싼'을 미리 체감하게 하는 연출이었던 셈이다.

1일(현지시간)'디 올 뉴 투싼' 월드 프리미어 행사장에 가기 위해 탄 페리 선미에 성조기와 현대차 깃발이 펄럭이는 모습. [사진=최란 기자]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시티 사운드 리버 스튜디오에서 '디 올 뉴 투싼 월드 프리미어'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최란 기자]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자 런웨이 형태의 무대 위에 검은 베일을 뒤집어쓴 차량 두 대가 놓여 있었다. 객석의 조명이 꺼지면서 장내가 어둠에 잠겼다.

잠시 뒤 베일 너머로 차량 앞면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헤드램프가 먼저 켜졌다.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수평으로 길게 뻗자 참석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무대로 향했다.

음악이 고조되고 베일이 벗겨지자 하이브리드 스탠다드 모델과 하이브리드 XRT PRO가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객석 곳곳에서 환호성과 박수가 터졌다. 차량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기도 전에 참석자들이 든 휴대전화가 머리 위로 일제히 솟아올랐다.

1일(현지시간)'디 올 뉴 투싼' 월드 프리미어 행사장에 전시된 '디 올 뉴 투싼'. [사진=최란 기자]

신형 투싼은 4세대의 유선형 실루엣과 확연히 달랐다. 박스 형태로 각을 세운 차체는 전체적으로 단단하고 묵직한 인상을 줬다.

전면부를 가로지르는 'H-엣지 라이팅'은 보닛 아래를 일직선으로 가른 뒤 양쪽 끝에서 수직으로 꺾여 내려왔다. 멀리서 봐도 신형 투싼의 윤곽을 단번에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요소였다.

두 모델은 같은 투싼이지만 성격은 분명히 갈렸다. 스탠다드 모델은 가로로 길게 뻗은 슬릿 형태의 그릴을 적용해 매끈하고 정돈된 인상을 냈다.

반면 북미 시장을 겨냥한 XRT PRO는 붉은 암석에서 착안한 ‘레드락 오렌지 펄’ 차체에 블록 패턴의 2단 그릴과 견인 고리, 검은색 휠을 더했다. 도심형 SUV인 스탠다드 모델 옆에서 금방이라도 비포장길로 들어갈 듯한 모습이었다.

레드락 오렌지 펄 색상의 XRT PRO 모델(하이브리드). [사진=최란 기자]

실내 본행사가 끝나자 참석자들의 발걸음은 일제히 부두로 향했다.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 검은 베일에 싸여 있던 또 다른 투싼이 올리브빛 차체를 드러낸 채 부두 끝에 서 있었다.

차량 뒤로는 이스트강 건너 크라이슬러 빌딩을 비롯한 미드타운의 고층 건물들이 길게 늘어섰다. 저물어가는 햇빛은 강 위에 번졌고 차량 머리 위로 펼쳐진 구름은 금빛으로 물들었다.

왜 현대차가 신형 투싼의 첫 공개 장소로 뉴욕을 택했는지 한눈에 들어오는 장면이었다. 각진 차체와 수직·수평으로 뻗은 선들은 맨해튼의 고층 건물과 닮아 있었다.

참석자들은 차량 주위로 빠르게 모여들었다. 차를 살펴보던 이들은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 강과 스카이라인까지 한 화면에 담았다. 초청된 미국 인플루언서들도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다니엘 섀퍼는 "부두 위에 선 투싼이 완벽한 장면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블레이크 호스트만은 "투싼을 보니 트랜스포머가 떠오른다”며 “이 도시가 투싼에 꼭 맞는 배경이었다"고 했다.

케이티 벨롯은 "새 투싼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지다"며 "아마도 내 새 차가 될 차량이 뉴욕에서 공개돼 기쁘다"고 말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디 올 뉴 투싼 월드 프리미어' 에 전시된 디 올 뉴 투싼. [사진=최란 기자]

행사를 마치고 부두를 나설 때는 해가 완전히 저문 뒤였다. 조금 전까지 금빛을 띠던 강 건너 맨해튼은 수많은 창문과 간판의 불빛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 야경을 등진 투싼은 헤드램프를 밝힌 채 부두 끝에 그대로 서 있었다. 강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차체의 각진 윤곽은 어둠 속에서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페리를 타고 강을 건너 처음 마주한 ‘가장 대담한 투싼’은 그렇게 뉴욕의 밤을 맞았다. 북미 SUV 시장의 한복판에서 정면 승부를 시작하겠다는 현대차의 선언처럼 보였다.

/미국 뉴욕=최란 기자(ra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