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포항의 연구실에서 기술을 만들고 경산에서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실증한다. 영천·고령·예천은 식물유래 엑소좀의 규격화와 생산체계를 뒷받침한다.
경북 5개 시·군이 각자 흩어진 바이오 역량을 하나의 산업 밸류체인으로 묶는 270억원 규모 ‘식물 엑소좀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단순히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하나를 유치하는 데서 벗어나 연구와 소재 발굴, 제품 실증, 생산까지 지역별 강점을 연결해 산업화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경북도는 1일 포항 라한호텔에서 국내외 바이오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 글로벌 바이오 포럼 2026’을 열고 첨단 바이오 분야 국가 R&D 사업의 성과와 향후 발전 방향을 공유했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것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차세대 식물엑소좀 기술개발 및 실증 연계 거점 구축 사업’이다.
경북도는 포항·영천·경산·고령·예천 등 5개 시·군과 함께 사업 비전선포식을 갖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포항공과대학교 글로벌엑소좀연구소가 사업을 주관한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 동안 국비 212억원과 지방비 58억원 등 총 270억원을 투입한다.
핵심은 5개 시·군이 똑같은 사업을 나눠 갖는 방식이 아니라 연구에서 실증과 생산으로 이어지는 과정별 역할을 분담한다는 점이다.
포항은 플랫폼 구축과 식의약품 후보소재 발굴을 맡는다.
경산은 연구 결과를 실제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화장품·건강기능식품 생산 실증화를 담당한다.
영천·고령·예천은 식물유래 엑소좀의 규격화와 생산체계를 확보하는 역할을 각각 수행한다.
포항의 연구역량을 출발점으로 여러 시·군의 산업·생산 인프라를 연결해 하나의 바이오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대규모 R&D 사업이 특정 지역이나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추진됐다면 이번 사업은 여러 시·군의 특화 인프라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관건은 연구실에서 확보한 기술이 논문이나 특허에 머물지 않고 실제 제품과 기업 매출로 이어지느냐다.
경북도가 식물 엑소좀 사업에서 ‘실증’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식물 엑소좀뿐 아니라 경북이 추진 중인 다른 바이오 R&D의 산업화 가능성도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바이오잉크·치료제 R&D 세션에서는 국내외 전문가들이 환자 세포를 배양해 장기를 만들고 이를 치료에 활용하는 기술과 연구 방향을 논의했다.
지역의료혁신 R&D 세션에서는 태반 미세혈류영상을 활용해 고위험 산모와 태아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방안이 논의됐다.
연구 결과를 실제 의료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의료기기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국가연구소와 포항바이오산업협회 세션에서는 바이오 선진국의 바이오반도체 기술 동향을 공유하고 소포체·리소좀 등을 활용한 연구와 임상 적용 가능성도 논의했다.
한 학회 관계자는 “경북에서 추진 중인 다양한 국가 바이오 R&D 사업이 반도체 산업을 잇는 대한민국의 확실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시균 경북도 과학산업국장은 “지금 추진하고 있는 R&D 사업들이 앞으로 경북을 넘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최고의 바이오 기술로 거듭날 것”이라며 “핵심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경북도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