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런던서 유럽 첫선…이재용 "문화는 함께 나눠야"

이건희 컬렉션, 런던서 유럽 첫선…이재용 "문화는 함께 나눠야"

영국박물관서 한국 미술 2000년 조명…1984년 이후 42년 만의 대규모 특별전
미국 두 도시서 19만5000명 관람…고려청자부터 현대미술까지 한자리에
홍라희·이부진·이서현 참석…美 전시엔 19만5000명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저희 가족은 여러 세대에 걸쳐 예술과 문화는 보존하고 함께 나눠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개막 기념 갈라 디너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 전시가 2000년에 걸친 한국의 창의성과 문화유산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현지시간)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수집하고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미술품이 미국에 이어 유럽 관람객들과 만난다. 지난해 워싱턴D.C.에서 시작해 올해 시카고를 거친 해외 순회전의 세 번째 무대다.

삼성은 이날 영국박물관에서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 개막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를 열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이번 특별전은 영국박물관에서 1984년 이후 42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다.

이날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어머니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과 동생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참석했다. 리셉션에는 영국 왕실의 앤 공주도 참석했다.

갈라 디너에는 영국 정·관계와 재계, 문화계 인사 등 240여 명이 자리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 카이 베크만 머크 CEO, 안드레아스 페허 자이스 CEO, 패트릭 반데나멜레 아이멕 CEO 등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반도체 기업·기관 경영진도 참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KH컬렉션 순회전 리셉션을 찾은 앤 공주 등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삼성]

이 회장은 이날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부터 이건희 선대회장으로 이어진 미술품 수집 과정도 소개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병철 창업회장은 문화유산을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건희 선대회장이 이를 이어받았고 홍 명예관장은 고대 문화재부터 현대미술까지 컬렉션의 범위를 넓혔다.

개인이 수집한 작품들이 국민에게 본격적으로 공개된 것은 2021년이다. 이 선대회장 유족은 국보와 보물을 포함한 문화재와 국내외 미술품 약 2만3000점을 국가에 기증했다. 작품들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된 뒤 국내 각지에서 전시됐으며 2025년부터 해외 순회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 참석한 6·25 참전용사 마이크 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KH컬렉션 순회전 갈라 디너에 참석한 6·25 참전용사 피터 풀러브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삼성]

첫 해외 순회전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렸다. 약 8만 명이 찾아 최근 10년간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가운데 가장 많은 관람객을 기록했다. 올해 3~7월 열린 시카고 전시에는 약 11만5000명이 방문했다. 미국 두 도시에서만 총 19만5000명이 전시를 관람했다.

현지 언론도 이번 런던 전시에 주목하고 있다. 로이터는 K팝 등 한국 대중문화에 익숙한 영국 관람객들에게 이번 전시가 2000년에 걸친 한국의 예술과 문화사를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고려청자와 불교미술부터 현대미술까지 이어지는 구성을 통해 한국 문화의 뿌리를 살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8세기 범종과 고려청자, 조선시대 달항아리,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을 소개하며 한국 고미술의 작품성과 장인정신을 높게 평가했다. 가디언은 "한 개인의 컬렉션이 2000년의 한국 미술사를 담고 있다"고도 전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한국전쟁 참전용사 3명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 7월 부산 재한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한 앤 공주에게도 감사를 표하며 한국과 영국의 오랜 인연을 언급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