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정부가 학교복합시설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건립비는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문을 연 뒤 매년 들어가는 운영비 부담은 지방자치단체 등에 남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역일수록 지속적인 운영비 부담 때문에 학교복합시설 사업 참여를 주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설 설치 중심의 정부 지원체계를 운영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전국 시도의회 차원에서 제기됐다.

임인환 대구시의회 의장이 제출한 ‘학교복합시설 운영비 국비 지원 촉구 건의안’이 지난 29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2026년 제6차 임시회에서 원안 가결됐다.
학교복합시설은 학교나 폐교 부지에 교육·문화·복지·체육시설 등을 설치해 학생뿐 아니라 지역주민이 함께 이용하도록 하는 시설이다.
학교 공간을 학생들만 이용하는 데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생활SOC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전국 모든 기초지자체 단위에서 학교복합시설이 운영될 수 있도록 2023년부터 5년간 연평균 40개씩 모두 200개 사업을 선정해 1조8000억원을 지원하는 공모사업을 추진해왔다.
현재까지 선정된 사업은 모두 113개다.
문제는 최근 공모 선정 규모가 크게 줄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39개, 2024년 41개였던 선정 사업은 2025년 19개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고 올해는 14개에 그쳤다.
2024년 41개와 비교하면 올해 선정 규모는 약 66% 감소했다.
특히 올해는 설치비 지원이 확대됐는데도 선정 사업이 14개에 머물렀다는 것이 임 의장이 주목한 대목이다.
임 의장은 그 배경 가운데 하나로 시설을 지은 뒤 매년 부담해야 하는 운영비 문제를 지목했다.
임 의장은 학교복합시설 누리집 자료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공모 선정지역을 제외한 학교복합시설 미설치 지역 가운데 약 80%가 재정자립도 20% 미만 지역이라고 밝혔다.
재정력이 약한 지자체 입장에서는 건립 단계에서 국비를 지원받더라도 이후 계속 발생하는 인건비와 시설관리비 등 운영 부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공모 선정 감소가 운영비 부담 하나만으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지역별 사업 수요와 부지 확보, 교육청·지자체 간 협의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임 의장은 운영비를 사업 참여를 제약할 수 있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더 눈여겨볼 부분은 운영비를 지원할 법적 길은 이미 열렸다는 점이다.
2025년 ‘학교복합시설 설치 및 운영·관리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교육부 장관이 시설 운영에 필요한 경비 일부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임 의장은 2026년 교육부 학교복합시설 공모와 가이드라인 등을 분석한 결과 정부 재정지원이 여전히 시설 설치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지을 때’와 ‘지은 뒤’ 사이에 정책적 간극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임인환 의장은 “학교복합시설 누리집 자료를 기초로 분석해 보면 공모 선정 지역을 제외한 학교복합시설 미설치 지역 가운데 약 80%가 재정자립도 20% 미만 지역”이라며 “재정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자체일수록 시설 건립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운영비 부담이 사업 참여를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사업 활성화와 지자체 참여 촉진, 건립된 시설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시설 설치에 필요한 초기 비용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소요되는 운영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의장은 이에 따라 학교복합시설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국비로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공모사업에도 이를 반영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번 건의안은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공식 건의문으로 교육부에 제출될 예정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