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6·25전쟁 등 대한민국 현대사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에 법적 책임을 묻는 이른바 '역사왜곡 방지 특별법'을 직접 대표발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공방이 결국 입법 논의로 번진 것이다.
김 의원은 30일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직접 대표발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법안 문안은 정책연구용역 등을 거쳐 마련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발의 시점에 대해 "국정감사 기간이라 물리적인 시간 제약은 있겠지만 최대한 속도를 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다른 의원들과 공동발의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 단계는 아니며, 먼저 법안의 틀을 마련한 뒤 당내 의견을 모을 방침이다.
김 의원이 구상하는 법안의 출발점은 현행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다. 쉽게 말해 현재 5·18 역사 왜곡에 적용되는 '허위사실 유포 처벌'의 틀을 6·25전쟁 등 다른 현대사 사건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별도의 법적 장치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행 5·18 특별법 제8조는 신문·방송·정보통신망이나 전시·공연, 토론회·기자회견 등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예술·학문, 연구·학설, 시사사건이나 역사의 진행 과정에 관한 보도 등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 예외도 두고 있다.
이 처벌조항은 2020년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5·18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마련됐다. 당시 민주당은 5·18에 관한 허위사실 유포를 형사처벌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당론으로 추진했고, 개정안은 같은 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조항은 2021년 1월 5일 신설됐다.
김 의원의 문제의식은 5·18에는 이 같은 역사 왜곡 처벌 장치가 있는 반면, 6·25전쟁 등 다른 현대사 사건에는 같은 형태의 규정이 없다는 데 있다. 5·18에 적용되는 법적 기준을 다른 역사적 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새 특별법에도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적용 대상과 관련해서는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이른바 '북침설' 등을 법안 마련 과정에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5·18 특별법에 있는 표현의 자유 보호 장치도 함께 참고한다. 허위사실 유포에는 법적 책임을 묻되 정상적인 예술·학문·연구·보도 활동에는 예외를 인정하는 현행 5·18법의 '처벌과 예외' 구조를 함께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를 두고 "일종의 '거울치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5·18에 대해서는 역사적 허위사실 유포를 법으로 처벌하면서 예술·학문 등의 표현은 보호하고 있는 만큼, 6·25 등 다른 현대사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보자는 의미다.
이번 입법 구상은 최근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을 계기로 구체화됐다.
극 중 일부 인물이 박 전 대통령 측이나 당시 중앙정보부가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장면 등이 나오면서 국민의힘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작진은 역사 왜곡이라는 정치권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제작진은 "'암살자(들)'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당시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