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 헌법 가치로 시민주권 드높인다…‘헌법친화도시’ 본격 조성

광명시, 헌법 가치로 시민주권 드높인다…‘헌법친화도시’ 본격 조성

‘헌법친화도시 조성 조례’ 전국 지방정부 최초 제정
헌법교육 확대 지역 현안 공론·숙의 시민참여 넓혀
8년 자치분권·주민자치 경험 ‘시민주권’ 일상 녹여내

[아이뉴스24 정재수 기자] 경기도 광명시가 헌법의 가치를 시민의 일상에 녹여내 시민주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헌법친화도시’를 본격 조성한다.

시는 30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헌법친화도시 광명, 헌법을 시민의 일상으로’를 주제로 정책브리핑을 열고 헌법의 가치를 시정 기준으로 삼는 헌법친화도시 정책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박광희 행정안전국장이 30일 광명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정책브리핑에서 '헌법친화도시 광명, 헌법을 시민의 일상으로'를 주제로 헌법친화도시 조정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광명시]

‘헌법친화도시’는 대한민국 헌법이 담고 있는 ‘국민주권’의 기본원리를 시정 전반에 자연스럽게 반영해 시민의 존엄과 기본권을 보장하고 민주주의와 자치분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도시를 말한다.

시는 국민과 시민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서 행정을 펼치는 지방정부가 앞장서 헌법의 기본원리와 가치를 시민의 일상과 지역사회에서 실현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따라 지난 18일 전국 지방정부 최초로 ‘헌법친화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박광희 행정안전국장은 “헌법은 법전에 머무는 가치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키고 행정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준이어야 한다”며 “시민의 존엄과 기본권을 시정 중심에 두고, 시민주권이 시민 일상에 실질적 권리로 이어지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 시민의 권리가 시정의 기준…헌법친화도시 행정체계 만든다

시는 ‘광명시 헌법친화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기반으로 헌법의 가치를 시정 전반에 반영할 수 있는 행정체계를 구축한다.

조례에는 △시장과 공직자의 책무 △헌법친화도시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 △헌법친화도시조성위원회 구성 △시민 헌법교육과 참여·홍보 등 헌법친화도시 조성에 필요한 기본 사항을 담았다.

시장은 5년마다 ‘헌법친화도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도별 시행계획을 마련해 추진하고 추진 실적을 점검·평가해 그 결과를 다음 연도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공직자에게도 업무를 수행할 때 헌법적 가치를 반영하고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며 정책 과정에 시민 참여를 확대하도록 책무를 부여해 시민의 권리와 존엄을 시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행정 원칙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 시의원, 시민대표 등 지역사회 다양한 주체가 헌법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주요 정책과 사업을 심의하는 ‘헌법친화도시조성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조례에 시민 헌법교육 실시를 명시했다. 시민이 헌법의 기본원리와 자신의 권리를 쉽게 이해하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결정하는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대상별 맞춤형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어린이·청소년·성인·노인 등 연령과 대상에 맞춰 헌법의 기본원리와 시민의 권리, 민주적 의사결정과 참여 방법 등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시민이 일상에서 자신의 권리를 이해하고 행사할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을 구성할 예정이다.

시는 그동안 다양한 교육으로 민주주의와 자치분권의 기본원리를 일상에서 친숙하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왔다.

2024년부터 중학교 12개교 2497명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청소년 자치분권 교실’을, 2025년부터 초등학교 16개교 1193명을 대상으로 ‘학교로 찾아가는 민주시민교육’, 올해부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생활 속 민주시민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시는 이러한 자치분권·민주시민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헌법교육을 본격화해 헌법의 기본원리와 시민의 권리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 연차별 정책으로 헌법친화도시 구체화

시는 4년간 단계적으로 헌법친화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하며 헌법의 가치를 시민의 일상과 행정에 구체적으로 녹여낼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헌법의 가치와 시민주권의 뜻을 함께하는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헌법친화도시 지방정부협의회’ 구성을 추진한다. 공동 연구와 교육, 정책 교류와 제도 개선 등으로 광명의 경험을 공유하고 시민의 존엄과 권리를 중심에 둔 시정 흐름을 전국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2027년에는 5개년 ‘헌법친화도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연도별 시행계획을 마련해 헌법친화도시 정책을 구체적인 사업으로 옮긴다. 시민의 권리 보장과 헌법적 가치 확산을 위한 정책과 교육,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매년 추진 실적을 점검·평가해 다음 연도 계획에 반영한다.

또 전문가와 시민의 다양한 관점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헌법친화도시 조성위원회’도 설치한다. 위원회는 관련 분야 전문가와 시의원, 시민대표 등 15명 이내로 구성되어 정책 및 주요 사항을 심의한다.

시민 헌법 교육도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확대한다. 세대별·대상별 특성을 고려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생활 속 헌법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책자와 맞춤형 교육·홍보자료를 제작·보급해 시민 누구나 자신의 권리와 책임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밖에 헌법 책자를 각 가정에 배포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헌법의 가치와 자신의 권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2028년에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헌법개정 논의를 본격화해 시대의 변화에 맞는 헌법을 시민의 손으로 새롭게 만들어가는 시민주도 헌법개정을 이뤄 나갈 계획이다.

다른 지방정부와 공동 포럼과 정책 세미나를 개최해 헌법친화도시 정책과 우수사례, 교육 프로그램 등을 공유하고 지방정부 간 협력 기반을 넓힌다.

2029년에는 그동안의 추진 성과와 시민 의견을 바탕으로 정책을 고도화하고, 공동 과제 발굴과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국내외 지방정부, 관련 기관과의 교류·협력도 확대해 헌법의 가치를 시민의 일상과 지방행정에 정착시키는 정책 모델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 시민참여에서 시민주권으로…8년의 자치분권, 헌법친화도시 토대

시가 헌법친화도시로 나아갈 기반에는 지난 민선7·8기 8년 간 축적해 온 자치분권과 주민자치의 경험이 있다.

박광희 행정안전국장이 30일 광명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정책브리핑에서 '헌법친화도시 광명, 헌법을 시민의 일상으로'를 주제로 헌법친화도시 조정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광명시]

시는 2018년 자치분권 전담 부서를 설치한 이후 시민이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꾸준히 넓혀왔다.

대표적으로 시민참여 공론장인 ‘500인 원탁토론회’다. 광명시민 500명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현안과 시정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정책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2018년부터 2025년까지 총 5423명이 참여해 1650건의 의견을 제안했다. 이 가운데 485건(29.4%)을 실제 정책에 반영했다.

시민 공론 주제도 성장했다. 초기에는 생활 주변의 불편과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데서 출발했지만 저출생·고령화, 기본사회, 기후위기 등 시민의 삶과 도시의 미래를 함께 결정하는 의제로 확대됐다.

주민자치도 한층 강화했다. 광명시는 2020년 전 동(洞)을 주민자치회로 전환해 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사업을 결정하는 시민참여 체계를 제도화했다.

주민자치회에서 추진하는 주민세 마을사업도 2020년 24개 사업, 2억9000만 원에서 2025년 59개 사업, 3억8600만 원 규모로 확대됐다. 주민들이 직접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발굴해 탄소중립, 공동체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치분권의 발전 방향을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논의하는 자리도 이어왔다. 시는 ‘자치분권 포럼 아리랑’으로 자치분권과 주민자치 발전 방향과 시민참여 확대 방안을 함께 모색해 왔다.

시는 이러한 과정이 ‘행정이 결정하고 시민이 따르는 방식’에서 ‘시민이 함께 도시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법을 만드는 방식’으로 변화해 온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시민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을 넘어 정책의 내용과 행정 과정 자체가 시민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있는지 살피는 ‘시민주권 행정’으로 자치분권의 영역을 확장한다.

/광명=정재수 기자(jjs388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