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응급의료 취약지역 주민들의 ‘하늘 위 응급실’로 불리는 닥터헬기를 조종하는 조종사 41명이 모두 50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령은 59.4세에 달했고 30대와 40대 조종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세대교체다.
41명 가운데 40명이 군 출신으로 나타나면서 현재와 같은 인력구조가 계속될 경우 향후 닥터헬기를 조종할 신규 인력을 어디에서 확보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달희 국민의힘 의원(비례)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닥터헬기 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재 전국 8개 지역에 배치된 닥터헬기 조종사 41명은 모두 50대 이상이었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은 16명으로 39%를 차지했다.
조종사 평균 연령은 59.4세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평균 61.6세로 가장 높았고 제주 60세, 강원과 경기 각각 59.6세 순으로 조사됐다.
이 의원실이 경찰청·소방청 중앙소방항공대·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비교하면 닥터헬기 조종사 평균 연령은 이들 기관보다 8세 안팎 높았다.
경찰청 항공 조종사 평균 연령은 51.1세, 중앙소방항공대와 산림청은 각각 51세로 집계됐다는 게 의원실 설명이다.
특히 닥터헬기 조종사 41명 가운데 40명이 군 출신이었다.
군에서 충분한 비행경력을 쌓은 조종사를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숙련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원실은 민간 신규인력이 유입될 통로가 제한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새 기체 도입 과정에서는 기종 숙련도 격차도 나타났다.
이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새 기체가 투입된 충남과 전북에서는 최근 5년간 각각 조종사 4명과 정비사 2명이 계약 만료로 떠났다.
새로 배치된 조종사의 해당 기종 평균 비행시간은 충남 162시간, 전북 177시간으로 조사됐다.
반면 경북은 1104시간으로 충남·전북의 6~7배 수준이었다.
닥터헬기가 실제 환자에게 출동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중단이 발생했다.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닥터헬기 출동 요청 8691건 가운데 2383건, 27.4%가 중단됐다.
4건을 요청하면 1건 이상이 실제 이송까지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인천의 경우 출동 요청 101건 가운데 65건이 중단돼 중단 비율이 64%에 달했고 실제 이송은 34건이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지역별 닥터헬기 가동률은 대부분 100%로 나타났다는 게 의원실의 지적이다.
복지부가 주헬기나 대체헬기가 출동 가능한 상태로 대기하고 있으면 정상 가동으로 산정하는 방식이어서 ‘헬기가 떠날 준비가 돼 있었는가’와 ‘환자를 실제로 이송했는가’ 사이에 통계상 간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별 이송 실적 편차도 컸다.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충남의 이송 실적은 2021년 150건에서 지난해 17건으로 줄었고 전북은 같은 기간 196건에서 70건으로 감소했다.
강원 역시 2023년 219건에서 지난해 50건으로 줄었다.
반면 민간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임차료는 지역별로 연간 28억~41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충남에 지급된 임차료는 28억5700만원으로 이를 이송 실적 17건으로 단순 나누면 건당 약 1억6800만원이다. 의원실 분석상 경기의 건당 비용 약 1100만원과 비교하면 15배 수준이다.
다만 닥터헬기 임차료에는 기체와 조종사·정비인력 확보, 상시 출동대기와 정비 등 운영비용이 포함돼 있어 단순히 이송 건수로 나눈 금액을 환자 1명당 직접 이송비용으로 해석하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
또 하나의 과제는 밤이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해까지 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이 제시한 관련 제안요청서에는 운항시간을 일출부터 일몰까지로 하고 야간비행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으며 현재 운용 중인 8대에는 야간투시경이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복지부는 2019년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닥터헬기를 도입하면서 24시간 출동대기·운항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야간운항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복지부는 야간에는 고압선 등 장애물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안전상 위험도 함께 제시했다.
따라서 야간운항 확대 문제는 단순히 장비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조종인력과 안전기준, 착륙장 여건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이달희 의원은 “닥터헬기는 응급의료 취약지 주민에게 사실상 마지막 이송 수단”이라며 “조종사 전원이 50대 이상인 지금의 구조로는 5년, 10년 뒤 닥터헬기를 누가 몰지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동 4건 중 1건이 중단되는데 가동률 100%라는 숫자로 성과를 포장해서는 안 된다”며 “헬기가 대기했는지가 아니라 환자를 실제로 이송했는지를 기준으로 성과지표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 조종인력 양성 체계를 마련하고 야간운항 도입과 지역별 이송 실적 편차 해소 방안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