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큰 공장 하나를 유치하는 지역경제’에서 ‘될성부른 기업 하나를 키우는 지역경제’로.
경북도가 지역 산업정책의 무게중심을 창업기업 육성으로 넓히는 ‘창업 대전환’에 나섰다.

특히 포항·구미·경산을 각각 따로 움직이는 창업거점으로 두지 않고 ‘창업→기술·시장 검증→제조·사업화’로 이어지는 하나의 성장 사슬로 연결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경북도는 지난 29일 안동 스탠포드호텔에서 포항시·구미시·경산시와 지역 창업 관련 기관들이 참여한 가운데 ‘경상북도 창업도시 추진단’ 발대식을 열고 창업 대전환 비전인 ‘스타트업 경북 3·5·10’을 발표했다.
발대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박용선 포항시장, 조현일 경산시장, 정성현 구미부시장, 정기환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을 비롯해 대학·연구기관·투자사·대·중견기업·공공기관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진단에는 50여개 기관이 참여한다.
경북도와 포항·구미·경산시, 대구경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등 6개 기관이 운영기관을 맡고, 인재양성과 연구·기술, 투자·금융 등을 담당하는 44개 기관이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이번 전략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참여기관의 숫자보다 세 도시의 역할을 아예 나눴다는 점이다.
경산은 ‘Start’를 맡는다. 창업기업을 발굴하고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출발점이다.
포항은 ‘Prove’다. 기술과 시장성을 검증해 아이디어가 실제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다.
구미는 ‘Make’를 담당한다. 검증을 거친 기술을 제품과 사업으로 연결하는 제조·사업화 거점 역할이다.
경산에서 시작하고 포항에서 가능성을 증명한 뒤 구미에서 제품과 사업으로 완성하는 구조다.
지역별 창업지원기관을 단순히 늘리는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다.
경북도가 이 같은 구조를 짠 데는 창업기업이 성장하면서 맞닥뜨리는 단절을 줄이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창업 초기에는 공간과 컨설팅을 지원받더라도 기술검증과 투자, 시제품 제작, 양산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다시 지원기관과 기업을 찾아야 하는 문제를 세 도시와 50여개 기관의 연계로 풀겠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이를 ‘스타트업 경북 3·5·10’으로 구체화했다.
3대 전략축과 5단계 성장솔루션, 10대 핵심실행과제를 통해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춰 지원을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목표도 공격적으로 잡았다.
2030년까지 창업기업 1000개사와 딥테크 창업기업 100개사를 육성하고 창업 분야 일자리 1만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세계 100위권 창업생태계 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다만 이 숫자들은 현재의 성과가 아니라 앞으로 달성해야 할 정책 목표다.
실행은 3단계로 나눴다.
2027~2028년에는 포항·구미·경산을 중심으로 창업도시의 기본 체계를 가동하고, 2029~2030년에는 북부권·동해안권·서부권·신공항권까지 창업 네트워크를 확대한다.
2031년 이후에는 정부 재정지원이 종료되더라도 펀드 투자금 회수와 재투자를 통해 창업기업을 다시 키우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당장 첫 시험대는 오는 12월이다.
경북도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비광역권 6곳을 선정하는 창업도시 프로젝트에 포항·구미·경산을 연계한 ‘협력형 창업도시’ 모델로 도전할 계획이다.
따라서 정부 창업도시 선정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경북의 구상이 정부 평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느냐가 첫 관문이다.
그 이후에는 더 현실적인 문제가 기다린다.
50여개 기관의 사업과 인력·예산을 실제 하나의 지원체계처럼 움직일 수 있는지, 창업기업이 성장 단계마다 필요한 기술·투자·제조 지원을 얼마나 빠르게 받을 수 있는지, 2031년 이후 재투자를 가능하게 할 펀드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과거에는 큰 공장 하나를 유치하는 것이 지역발전을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유망기업 하나를 잘 키우는 것이 미래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북정책의 출발점은 기관이나 인프라가 아니라 도전하는 창업자여야 한다”며 “50여개 기관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창업 대전환을 이끌고 경북형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힘껏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