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살리자”면서…대구시·산하기관 상품권 2억8000만원, 스타벅스만 7653만원

“골목상권 살리자”면서…대구시·산하기관 상품권 2억8000만원, 스타벅스만 7653만원

최근 3년 반 브랜드 상품권 구매 분석…지역 한정 상품권은 제출자료 기준 159만원 수준
243건 중 92건은 지역상품권 대체 검토도 안 해…김주범 시의원 “공공예산, 지역서 다시 돌게 해야”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시민들에게 골목상권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강조해온 대구시와 산하기관이 최근 3년 반 동안 각종 행사와 설문조사, 직원 포상 등에 사용하기 위해 2억8000만원이 넘는 브랜드 상품권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관련 상품권 구매액만 7653만원에 달했다.

김주범 대구시의원 [사진=대구시의회]

특히 대구시가 제출한 상품권 구매 사례 243건 가운데 약 38%는 지역상품권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를 사전에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돼 공공예산의 지역 내 선순환을 위한 구매원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의회 김주범 의원(달서구·예결특위원장)이 대구시로부터 제출받은 ‘대구시 및 산하기관 브랜드 상품권 구매·관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3년부터 2026년 6월까지 대구시 본청과 직속기관·사업소,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기관이 구매한 브랜드 상품권은 총 2억8010만원으로 집계됐다.

구매액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타벅스다.

스타벅스·스타벅스 기프티카드·스타벅스 코리아 명목으로 구매된 상품권은 7653만원으로 전체의 27.3%를 차지했다.

이어 신세계·신세계상품권 5963만원(21.3%), 문화상품권·컬처랜드·해피머니 등 3862만원(13.8%), 다이소 3311만원(11.8%) 순이다.

이들 4개 유형의 구매액만 2억789만원으로 전체 브랜드 상품권 구매액의 74.2%에 달했다.

기관별로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5742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대구교통공사 3583만원,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3456만원, 대구시 자치행정과 3057만원, 중부소방서 1912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5개 기관의 구매액을 합하면 전체의 약 63.4%다.

문제는 공공기관이 구매한 상품권의 사용지역이다.

김 의원실이 대구시 제출자료에 기재된 브랜드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스파크랜드와 이월드, 지역 공연장 등 사용처가 대구지역으로 한정된 것으로 확인되는 상품권은 약 159만원 수준이었다.

이를 제외한 약 2억7851만원, 전체의 99.4%는 대구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된 상품권이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 수치를 곧바로 ‘공공예산 99.4%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갔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다.

전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 상품권이라도 실제 대구지역 매장에서 사용됐다면 지역 매출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 목적상 전국 단위 상품권이 필요한 사례도 있다.

대구시 자치행정과는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이벤트의 경우 타지역 시민이 주요 대상이라는 점과 이용 편의성 등을 해당 브랜드 선정 이유로 제시했다.

모바일 발송이 어렵거나 가맹점이 제한되는 문제, 대상자의 요청과 범용성 등을 이유로 지역상품권을 사용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따라서 쟁점은 ‘브랜드 상품권을 샀느냐’보다 지역상품권으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사업까지 별다른 검토 없이 전국 단위 상품권을 선택했느냐에 맞춰진다.

실제 대구시가 제출한 ‘지역상품권 대체 검토 현황’ 243건 가운데 92건, 약 38%는 구매에 앞서 지역상품권 대체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의 편의성과 예산의 지역 내 선순환 사이에서 최소한의 사전 검토 원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주범 의원은 “시민들에게 지역경제와 골목상권 활성화를 강조하는 만큼 공공기관의 상품권 구매도 지역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상품권을 일률적으로 지역상품권으로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사업 목적과 대상에 따라 지역상품권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한 경우에는 이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공예산은 결국 시민의 세금인 만큼 사용 편의성뿐 아니라 그 돈이 지역 안에서 다시 돌고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지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며 “대구시와 산하기관이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상품권 구매 기준과 지역상품권 사전검토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