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한 아이가 학습부진과 정서적 어려움, 경제적 위기까지 동시에 겪고 있다면 어느 기관이 책임져야 할까.
학교만의 문제도, 복지기관만의 문제도, 병원만의 문제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이가 처한 어려움의 종류에 따라 교육·복지·의료·상담·보호기관을 각각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대구시가 이 같은 기관 간 칸막이를 낮추고 ‘문제가 아니라 학생 한 명을 중심에 놓는 통합지원체계’ 구축에 나섰다.
대구시는 29일 대구시교육청을 비롯한 관계기관들과 ‘학생맞춤통합지원 민관 협력체계 구축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추경호 대구시장과 대구시교육청, 대구경찰청, 대구사회복지관협회, 경북대학교병원, 영남대학교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월드비전, 세이브더칠드런, 굿네이버스, 초록우산 등 12개 기관 관계자가 참석했다.
참여기관의 면면만 봐도 이번 협약의 방향이 드러난다.
교육기관뿐 아니라 경찰과 복지기관, 대학병원, 아동지원 민간단체까지 하나의 협력망에 들어왔다.
대상은 한 가지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학생들이다.
학습 부진부터 경제적 어려움, 심리·정서 위기, 학교폭력, 경계선 지능, 학대 등 두 가지 이상의 어려움이 얽혀 한 기관의 지원만으로 해결하기 힘든 학생들을 지역사회가 함께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예를 들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원인이 단순한 학업 문제에 있지 않고 정서적 불안이나 가정형편, 건강 문제와 연결돼 있다면 학교의 학습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교육과 복지·의료·상담·보호체계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이를 위해 지역 단위 학생맞춤통합지원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실무자 중심의 민·관 협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다.
각 기관은 협력체계 구축과 필요한 정보 연계, 범시민 홍보 등에 협력한다.
핵심은 ‘어느 기관으로 보낼 것인가’가 아니라 ‘이 학생에게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대구시는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더 빨리 발견하고 필요한 기관에 정확하게 연결한 뒤 지속적인 지원으로 이어지는 공동 대응체계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협약은 출발점이다.
실제 현장에서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이 발견됐을 때 누가 통합지원의 중심 역할을 맡을지, 기관 간 정보는 어떤 절차와 범위에서 공유할지, 지원 이후 사후관리는 어떻게 할지 등은 향후 운영 과정에서 구체화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학생의 학습과 건강, 심리상태, 가정환경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만큼 지원의 신속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함께 확보하는 운영체계도 중요하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대구시는 시민이 체감하는 정책, 가장 필요한 곳에 실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 한 명 한 명의 문제를 한 기관의 문제로 남겨두지 않고 기관 간 칸막이를 낮춰 필요한 지원이 제때 이뤄질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