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효경 기자] 김연수 한컴 대표는 "인공지능(AI) 전환(AX) 시대에는 기업 구성원이 AI와 함께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도록 판단 권한과 실행 환경을 제공하고 이를 조직 전체의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구성원이 AI 활용을 통해 회사 업무를 완결성 있게 해결하고 업무 성과를 지속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김 대표는 '임팩트 퍼 퍼슨(Impact per Person)'이라는 개념으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29일 아이뉴스24가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대한민국 클라우드/SaaS 포럼 2026(KCSF 2026)' 특별 강연에서 "AI 시대 경영자는 구성원에게 부담이 아니라 기회를 줘야 된다"며 "구성원이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는 기회와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한 사람의 임팩트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AI를 얼마나 썼는지가 아닌, 무엇을 가능하게 했는가"
김 대표는 임팩트를 문제의 중요도, 해결의 완결도, 성과의 지속성으로 설명했다. 세 요소 가운데 하나라도 부족하면 AI 에이전트를 도입해도 기업이 얻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임팩트라는 것은 측정이 아니라 해석해야 하는 개념"이라며 "객관적 수치만으로 평가하려 하면 오히려 회사의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처리한 업무 건수나 단기 비용 절감 효과만 평가하면 구성원이 눈에 띄는 일에만 집중하고, 장기 성장에 필요한 과제는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연장선에서 김 대표는 기업 성장의 새로운 기준으로 '임팩트 퍼 퍼슨'을 제시했다. 그는 "구성원 한 명이 AI를 활용해 얼마나 많은 업무를 처리했는지가 아니라, 회사에 중요한 문제를 얼마나 완결성 있게 해결하고 그 성과를 지속시켰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딜로이트 조사를 인용해 AI로 매출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74%였지만 실제 매출 증가를 이룬 기업은 20%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다수 기업이 AI를 비용 절감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머물고 있다"며 "AI가 이전에 할 수 없었던 일을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했는지를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사 도입 '필수화'해 800건 축적⋯'에이전트 오너' 강조
김 대표는 이 같은 전략을 한컴 내부에서 먼저 실험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AI 에이전트 도입을 필수화했고, 올해에는 모든 직군에서 AI 업무 적용을 추진했다"며 "현재 800개 이상의 사내 업무 적용 사례가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새로 채용한 AI 인력이 아니라 기존 구성원이 자신의 업무에 맞는 에이전트를 만들도록 했다. 분기마다 '에이전트 데이'를 열어 구성원이 "어떤 에이전트를 만들었고, 어떤 업무에 적용해 어떤 효과를 냈는지"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전사 확산을 이끄는 'AX 챔피언'은 개별 에이전트 활용 뿐 아니라 조직 전체에 얼마나 활용했는지를 평가받는다.
김 대표는 "기업은 앞으로 구성원 수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에이전트 오너(Agent Owner)'가 활동하고 어떤 임팩트를 내는지를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제시한 '에이전트 오너'는 AI에 업무를 지시하는 이용자를 넘어 무엇을 할지 결정하고 어디까지 맡길지 정한 뒤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는 해외사업 담당자가 새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사례를 들었다. 시장 조사, 경쟁 제품 분석, 고객별 제안서 준비는 역할별 AI 에이전트가 맡고, 담당자는 어느 시장에 집중할지와 고객에게 무엇을 제안할지를 판단한다. 자료를 만드는 역할에 머물던 한 사람이 사업을 판단하고 추진하는 주체가 되는 구조다.

"AI 계정 배포만으로는 부족…공통 실행 기반에 투자해야"
김 대표는 "구성원 각자에게 AI 계정을 나눠주는 방식만으로는 조직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면서 "개인별로 도구와 데이터, 업무 연결 방식이 달라지면 성과를 재현하거나 전사로 확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컴은 데이터와 기존 업무 시스템을 연결하고, 여러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눠 결과를 모으는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접근 권한·승인·감사 기록을 관리하는 '한컴 에이전틱 OS'를 구축하고 있다.
김 대표는 "AI 계정만으로는 불충분하다"며 "회사 자료를 쓰고 기존 시스템과 연결되며, 누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고 어떤 실행에 승인이 필요한지 분명한 공통 실행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컴은 에이전틱 OS의 적용 범위를 조직 밖으로도 넓힌다. 김 대표는 "1인 창업자가 회계·마케팅·데이터 분석 등 역할별 AI 에이전트를 팀원처럼 배치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은 직접 맡을 수 있도록 하는 AI 워크포스 플랫폼 '노마디안'을 올해 12월 북미에서 베타 서비스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컴은 노마디안을 통해 젊은 창업자 뿐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 새 사업에 도전하는 '세컨드 창업자'도 겨냥한다. 창업자들은 직원을 채용하기 전에 AI 팀과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는다.
AX 시대 기업의 조직 혁신과 관련해 김 대표는 에이전트 오너를 거듭 강조하면서 "시행착오를 할 권한과 그 시도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AX 시대 경영진의 과제는 구성원에게 AI 활용을 독려하는 수준에 그쳐서는 안된다"면서 "어떤 문제를 AI가 풀어야 하는지, 어디까지 권한을 위임할지, 시행착오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어떤 환경에 투자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효경 기자(hyomirro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