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올해 2분기 전국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다. 그러나 17개 시도 가운데 GRDP 증가율이 전국을 웃돈 곳은 충북·경기·서울 3곳뿐이었다. 증가 동력도 반도체와 서울 금융·보험업 두 갈래로 좁혀졌다. 소수 지역의 GRDP 급증이 전국 수치를 끌어올린 구조로 풀이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2/4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잠정)'에 따르면 충북 GRDP가 11.9%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경기 5.9%, 서울 5.5%가 뒤를 이었다. 나머지 14개 시도는 모두 3.3% 이하였다. 충남 3.3%, 광주 3.1%, 세종 2.9% 순이다. 전남(-2.8%)·대전(-2.0%)·울산(-1.0%)·강원(-0.4%)은 GRDP가 줄었다. 제주는 보합이었다.

광업·제조업 생산은 전국에서 6.5% 늘었다. 데이터처는 AI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 확대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증가 폭이 컸던 곳은 충북(22.4%), 경기(11.5%), 세종(9.8%)이다. 세 곳 모두 반도체·전자부품이 주요 증가 산업으로 제시됐다. 충북의 GRDP와 광업·제조업 생산 증가율은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반대편은 전통 산업벨트다. 전남 제조업 생산은 화학제품·석유정제 부진으로 6.6% 줄었다. 울산은 석유정제·자동차 감소로 2.7% 뒷걸음쳤다. 대전(-9.5%), 경남(-0.4%), 강원(-2.1%), 제주(-3.3%)까지 6개 시도의 제조업 생산이 감소했다.
권역으로 보면 격차가 더 뚜렷하다. 충청권 제조업 생산은 10.7%, 수도권은 9.7% 늘었다. 호남권은 0.8%, 동남권은 0.5% 줄었다. 동남권은 1분기 0.6% 증가에서 한 분기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건설업도 같은 그림이다. 전국 건설업 생산은 3.5% 감소했다. 증가한 곳은 충북(5.2%), 서울(2.5%), 경기(0.4%) 3곳뿐이었다. 모두 비주거용 건물 건설이 늘었다. 반도체 공장 건설이 떠받친 것으로 풀이된다. 나머지 14개 시도는 감소했다. 경북(-13.9%), 대전(-11.9%), 대구(-11.6%)는 두 자릿수 감소였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국에서 3.4% 늘었다. 17개 시도 모두 증가했다. 그러나 전국 증가율을 넘은 곳은 서울(6.0%)과 세종(4.1%) 둘뿐이다. 나머지 15곳은 0.5~3.3%에 머물렀다.
서울을 끌어올린 것은 금융·보험업이다. 서울 금융·보험업 생산은 15.5% 늘었다. 데이터처는 주식거래대금 증가를 배경으로 들었다. 서울의 GRDP와 서비스업 생산 증가 폭은 분기 통계 작성(2016년 1분기) 이래 최대다. 세종은 공공행정(5.3%)이 주도했다.
반도체 호황 지역의 서비스업은 오히려 둔화했다. 충북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0.8%로 하위권이었다. 1분기 3.5%에서 크게 낮아졌다. 사업서비스(-1.3%)와 문화·기타(-3.7%)가 줄었다. 제조업 호조가 지역 서비스업으로 번지는 효과는 아직 제한적인 것으로 관측된다.
2분기 권역별 GRDP는 수도권 5.2%, 충청권 5.0%, 대경권 2.0%, 동남권 1.1% 늘었다. 호남권은 보합이었다. 수도권과 호남권의 격차는 5.2%포인트다.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에는 수도권 GRDP가 1.6% 늘고 호남권은 1.6% 줄어 격차가 3.2%포인트였다.
기저효과로 설명하기도 어렵다. 호남권은 1년 전 GRDP가 감소했는데도 이번 분기 보합에 그쳤다. 동남권도 1년 전 0.4% 감소의 낮은 기저에서 1.1% 느는 데 그쳤다. 반면 충북은 1년 전에도 GRDP가 6.3% 늘어난 높은 기저 위에서 11.9% 증가를 기록했다.
지역 GRDP 판도가 반도체 경기와 증시 거래대금이라는 두 변수에 크게 기대고 있는 셈이다. 두 변수가 꺾이면 전국 GRDP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간 산업 편중이 거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