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중증응급환자를 받아 치료했다가 의료진이 형사사건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환자 수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되자 대구시가 의료진에게 전문 변호사를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의료진의 법적 부담을 줄여 중증환자 수용을 촉진하고 병원을 전전하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대구시는 중증응급환자가 골든타임 안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대구 책임형 응급의료 법률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대구시는 지방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이 같은 응급의료 법률지원사업이 전국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의 출발점은 응급환자를 받아들이는 의료진이 느끼는 법적 부담이다.
지역 필수의료 인력 부족과 중증환자를 넘겨받아 치료할 배후진료 공백이 겹친 상황에서 의료진이 중증환자를 수용했다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할 경우 형사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이런 부담이 의료진의 환자 수용 결정에도 영향을 미쳐 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응급환자의 직권이송·수용 과정에서 형사사건이 발생하면 기소 여부가 결정되기 전 경찰 조사 단계부터 의료진에게 법률지원을 제공한다.
지원 대상은 대구지역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6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응급의료과와 배후 진료과 의료진이다.
특히 응급실 의료진에 국한하지 않고 중증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배후 진료과까지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대구시는 이를 위해 의료 분야 전문 변호사들로 ‘대구 책임형 응급의료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운영한다.
지원단은 사건 상담부터 고소장 분석, 대응전략 자문, 경찰서 조사 동행 등 형사사건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법률 조력을 제공한다.
다만 모든 의료사고에 법률지원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진의 중과실이 명백한 경우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중앙정부나 해당 의료기관으로부터 이미 법률지원을 받는 경우에도 중복해서 지원하지 않는다.
이번 사업의 실질적인 성패는 법률지원 자체보다 제도 시행 이후 중증응급환자의 실제 수용이 얼마나 원활해지느냐에 달려 있다.
의료진의 법적 부담을 줄이는 것이 응급환자 수용률과 병원 간 전원 시간 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재홍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이번 사업은 중증응급환자 우선 수용 과정에서 의료진이 겪을 수 있는 법적 부담을 덜어주는 안전장치”라며 “응급의료 현장의 부담을 완화해 시민이 적시에 응급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