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경북도가 시·군에 신규 현금성 지원사업을 만들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데 신중해 달라는 사실상의 ‘재정 다이어트’ 주문을 내렸다.
한번 시작하면 줄이기 어려운 현금성 지원사업보다 일자리와 기업투자, 미래 성장동력에 한정된 재원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지방교부세 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지방재정 감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북도가 시·군 예산의 지출 구조까지 손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북도는 지난 28일 도청 회의실에서 ‘시·군 기획조정실장 회의’를 열고 민선 9기 도정 방향을 공유하고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지방교부세 개편에 따른 재정 부담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경북도가 제시한 재정자립도는 2023년 25.3%에서 올해 23.5%로 떨어졌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방재정365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에서도 경북의 재정자립도는 2023년 25.3%, 2024년 24.6%로 나타났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과 지방교부세 개편 문제가 겹쳤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은 미래대응기금에 적립되는 금액을 지방교부세 재원이 되는 내국세 범위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북도와 경북시장군수협의회는 이 방식이 시행될 경우 경북 22개 시·군의 보통교부세 감소 규모가 약 4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다만 4조5000억원은 확정된 감소액이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지방정부의 우려에 대해 2027년도 지역별 지방교부세 배분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전국 지방교부세 총액은 2026년 69조4000억원에서 내년 77조2000억원으로 7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미래대응기금은 세수 변동에 따른 지방재정의 급등락을 완화하기 위한 재정안정화 장치라는 입장이다.
지방재정이 줄어들 것이라는 경북도의 우려와 오히려 교부세 총액은 늘어난다는 정부의 설명이 맞서는 상황이다.
경북도가 이날 꺼내든 대응책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현금성 지원사업’ 정비다.
도는 시·군에 현금성 지원사업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장은 주민들이 체감하기 쉬운 지원이지만 한번 도입하면 수혜자의 반발 등으로 축소·폐지가 쉽지 않고 장기적으로 고정지출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경북도의 판단이다.
그만큼 기업투자와 일자리, 미래산업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줄고 대형 재난이나 경기침체와 같은 돌발 상황에서 재정을 투입할 여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북도는 이에 따라 현금성 지원사업을 축소·정비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기업투자,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 재원을 우선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더 주목되는 것은 시·군 재정운용과 도비 지원을 연계하겠다는 대목이다.
도는 시·군의 재정운용 방향에 따라 지원 규모를 차등화하는 방식 등을 통해 생산적인 재정집행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어떤 사업을 ‘현금성 지원’으로 분류할지, 시·군 재정운용을 어떤 지표로 평가할지, 실제 어떤 도비 사업에 차등지원 원칙을 적용할지는 구체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경북도는 동시에 미래대응기금과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지역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작업도 추진한다.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립만 하기보다 제도가 시행될 경우 경북이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을 최대한 찾아내겠다는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방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투입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군에서도 불필요한 현금성 지출은 줄이고 일자리와 기업 투자 등 지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분야에 재원을 우선 배분해 달라”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