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전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서울 전셋값 상승과 매물부족 여파로 수도권 외곽까지 전세 품귀현상이 확산하며 서민 주거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와 인천 전세가격지수는 각각 101.12, 100.69로 집계됐다. 2024년 같은달 경기 95.19, 인천 97.19와 비교하면 각각 5.93포인트(p), 3.50p 상승한 수치다.
경기와 인천 모두 전세가격지수가 기준점인 100을 넘어선 가운데 최근 들어 상승폭마저 가파르게 커지는 양상이다.
평균 전세가격 오름세도 뚜렷하다. 지난 8월 경기지역 평균 전세가격은 3억813만9000원으로 6월(3억365만7000원)과 7월(3억578만2000원)에 이어 상승곡선이 가파르다. 인천 역시 6월 2억581만8000원, 7월 2억662만1000원에 이어 8월 2억773만1000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여기에 매물잠김 현상까지 겹치며 수도권 전세수급 불안도 심화하고 있다. 서울 전세난을 피한 수요자들이 경기와 인천으로 밀려드는 가운데 기존 세입자들 계약갱신으로 시장에 나오는 물량이 자취를 감췄다는 분석이다.
실제 수도권 주요 아파트단지에서는 전세매물이 아예 없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페이 부동산에 따르면 이날 기준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관악타운(동성·현대·청구)은 1800가구 규모지만 부동산 매물은 매매 16건인 반면 전세매물은 한 건도 없었다. 매매물건은 시장에 나와 있지만 임차인이 입주할 수 있는 전세물건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의정부시 금오동 장암주공5단지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총 1214가구 규모인 이 단지는 이날 기준 매매매물 60건이 등록됐지만 전세매물은 0건으로 집계됐다.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1282가구 규모 다산신안인스빌퍼스트포레도 전세매물이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서울에서 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울과 인접한 도시를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잠김 현상이 번지면서 수도권 전세시장 불안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비거주 주택에 대한 규제와 다주택자 규제가 누적되면서 단기간에 전월세난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과 가까운 경기·인천지역부터 전세 매물잠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서울에서 집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인접지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라며 "서울로 유입되는 수요가 경기·인천 전세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비거주 주택에 대한 규제는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는 비거주 1주택까지 규제대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전월세시장 매물부족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정부 이후 10년 가까이 누적된 다주택자 규제 영향까지 고려하면 전월세시장이 안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