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감사관이 학교를 찾아 일부 회계서류를 들여다보던 감사 방식이 데이터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도내 전체 학교의 회계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거래나 확인이 필요한 사례를 먼저 찾아낸 뒤 해당 내용을 점검하는 디지털 감사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단순히 비위를 적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회계상 취약점을 사전에 찾아 제도를 고치는 ‘예방형 감사’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이다.
경북교육청은 지난해 도입한 디지털 감사를 올해 민관 협업과 데이터 기반 회계 분석으로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디지털 감사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기존 감사 방식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를 찾고 회계 부정이나 업무상 오류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됐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감사 범위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도내 전체 학교 회계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감사 시나리오를 적용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학교 회계 데이터를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분석해 이상거래나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례를 추출한 뒤 실제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감사 대상 기관을 직접 방문해 일부 자료를 표본으로 확인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전체 학교의 회계 데이터를 폭넓게 살펴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 데이터 분석 과정에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한 일부 사례가 추출됐다.
경북교육청이 해당 사례를 확인한 결과 회계 관계 직원이 경비 등을 자신의 돈으로 먼저 지급한 뒤 이를 보전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고의적인 횡령이나 비위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발생하는 포인트 관리 문제도 디지털 감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경북교육청이 각급 학교의 온라인 쇼핑몰 이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포인트 관리의 불편 등을 이유로 일부 학교에서 구매 과정의 포인트가 적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기관이 물품을 구매하면서 발생하는 포인트 역시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경우 공공자금 관리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경북교육청 감사관은 해당 전자상거래 기업 대표이사와 직접 만나 공공기관의 온라인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인트 관리 문제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전달했다.
기업 측도 이를 반영해 포인트 미적립과 관련한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시스템 개선이 완료되면 경북교육청뿐 아니라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온라인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인트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교육청은 기대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앞으로 학교 회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요인을 추가로 발굴하고 데이터 분석에 사용하는 감사 시나리오도 정교화할 계획이다.
감사의 초점 역시 비위 발생 이후 책임을 묻는 방식에서 위험 징후를 먼저 찾아 오류와 부정을 예방하는 방향으로 확대한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디지털 감사는 데이터를 활용해 감사의 사각지대를 세밀하게 살피고 현장의 불편과 제도적 문제까지 개선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학교의 업무 부담은 줄이고 회계의 투명성과 건전성은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디지털 감사의 실효성을 판단하려면 전체 학교 회계 분석에서 실제 몇 건의 이상징후가 추출됐는지, 어떤 기준과 시나리오가 적용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