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1억 월세로 돌리면 ‘연 100만원’ 더 나간다…세입자 지갑 얇아지는 ‘월세화’

전세 1억 월세로 돌리면 ‘연 100만원’ 더 나간다…세입자 지갑 얇아지는 ‘월세화’

강대식 의뢰 입법조사처 분석…3억 전환 땐 연간 추가 부담 300만원
전국 아파트 월세 비중 52.4%·비아파트 80.4%…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164만1000원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전세보증금 1억원이 월세로 전환될 때 세입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실질 주거비가 연간 약 1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3억원을 월세로 돌릴 경우 추가 부담은 연간 300만원까지 커진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 [사진=강대식 의원실]

임대차 시장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전세의 월세화’가 단순한 계약 형태의 변화를 넘어 세입자의 가처분소득과 자산 형성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대식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동구군위군을)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전세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전환할 경우 세입자의 실질 지출은 연간 99만9600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조사처는 전세가격 6억원인 아파트를 기준으로 보증금을 각각 5억원, 4억원, 3억원으로 낮추고 나머지를 월세로 전환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전월세전환율은 4.5%, 세입자가 돌려받은 보증금을 정기예금에 넣었을 때 얻는 금리는 3.5%로 설정해 이자수익까지 반영했다.

그 결과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전환하면 연간 약 100만원, 2억원은 194만원, 3억원은 3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1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월평균 약 8만3300원의 실질적인 주거비가 추가되는 셈이다.

입법조사처는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면 세입자가 매달 임대료를 부담하는 구조로 바뀌면서 실질소득 감소와 자산 형성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임대차 시장의 월세 비중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아파트 임대차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은 52.4%로 절반을 넘어섰다.

비아파트의 월세 비중은 무려 80.4%에 달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도 월세 비중이 1년 사이 8.1%p 증가한 것으로 강 의원실은 분석했다.

월세 계약이 늘어나는 동시에 월세 자체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 평균 월세는 131만3000원으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 130만원을 넘어섰고,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4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전세에서 월세로 임대차 구조가 이동하는 상황에서 월세 가격까지 상승하면 세입자가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매매시장에서는 집값 상승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9월 소비자동향조사는 지난 23일 발표됐다. 강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5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CSI가 100을 웃돌면 1년 뒤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다만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 원인을 특정 정책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금리와 전세 공급, 집주인의 자금조달 여건, 세제와 대출 규제 등 여러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정부 정책과 전세 공급의 연관성을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대식 의원은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이 불과 1년 만에 8.1%p 증가한 만큼 정부는 실거주 중심의 각종 규제가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전세가 빠르게 월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서민과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시장의 전세 공급을 위축시키는 규제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