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월 5만원 이하 장기체납 68만7천 세대…74% 차지

건보료 월 5만원 이하 장기체납 68만7천 세대…74% 차지

3년 이상 체납 19만8천 세대·5,979억원…체납처분 유예 신청은 170건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월 산정보험료가 5만원 이하인데도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내지 못한 지역가입자가 68만 7,000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9만 8,000세대는 3년 넘게 체납 상태가 이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긴급복지지원 대상 체납자의 압류·추심 등을 유예하는 체납처분 유예제도 신청은 시행 이후 170건에 그쳐 생계형 체납자에 대한 지원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7월 기준 건강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하면서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가입자는 92만 5,000세대로 집계됐다. 이들의 체납액은 총 1조 5,458억원이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 장기체납 4세대 중 3세대,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이 가운데 월 산정보험료가 5만원 이하인 세대는 68만 7,000세대로 전체 장기체납 세대의 74.3%를 차지했다. 체납액은 8,652억원으로 전체 체납액의 56.0%에 달했다.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장기체납 세대는 2023년 69만 9,000세대, 2024년 71만 8,000세대, 2025년 69만 3,000세대, 올해 7월 기준 68만 7,000세대로 매년 70만 세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보험료조차 장기간 납부하지 못하는 세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장기체납 세대 가운데 건강보험료 부과자료상 연소득이 100만원 이하인 세대는 49만 세대로 71.3%를 차지했다. 이들의 체납액은 6,255억원이다.

다만 공단이 파악하는 소득은 건강보험료 부과에 반영된 소득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제 가구의 전체 소득이나 경제적 상황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19만8천 세대는 3년 넘게 체납…체납액 5,979억원

장기체납이 고착화된 세대도 상당수였다.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장기체납 세대 가운데 체납기간이 37개월 이상인 세대는 19만8,000세대로 전체의 28.8%를 차지했다.

이들의 체납액은 5,979억원으로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장기체납 세대 전체 체납액의 69.1%에 달했다.

체납기간이 길어지면서 미납 보험료와 연체금이 누적돼 체납자가 스스로 미납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제기된다.

◇ 분할납부 신청해도 60% 이상 중도 취소

저소득 체납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분할납부제도의 실효성도 과제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분할납부를 신청해 승인받은 세대 가운데 60% 이상이 중도에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다. 공단은 취소 사례 대부분이 분할보험료 6회분을 납부하지 못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공단은 2024년 9월부터 최저보험료 부과 세대가 월별 체납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최대 24회까지 나눠 납부할 수 있도록 분할납부 요건을 완화했다.

그러나 제도 완화 이후 신청 건수는 3,861건에 그쳤다.

신규로 부과되는 건강보험료와 기존 체납보험료를 동시에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 저소득 체납자가 분할납부를 지속하기 어려운 구조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자동차·예금 등 압류 물건 12만5천건

월 보험료 5만원 이하 장기체납 세대와 관련해 압류된 재산도 12만건을 넘어섰다.

2026년 8월 기준 압류 물건은 모두 12만 5,249건으로 집계됐다. 자동차가 7만 491건으로 전체의 56.3%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예금 3만 3,074건, 부동산 1만 7,362건, 카드매출·국세환급금·임금 등 기타 재산 4,322건 순이었다.

다만 해당 수치는 압류 세대 수가 아닌 압류된 재산의 물건 수다. 한 세대의 자동차와 예금 등이 각각 집계될 수 있어 실제 압류 대상 세대 수와 압류 이후 체납을 해소한 세대 수는 확인되지 않았다.

긴급복지지원 대상 체납자에 대한 압류·추심 등을 유예하는 체납처분 유예제도의 활용도는 낮았다. 2024년 7월 제도 시행 이후 2026년 8월까지 신청 건수는 170건에 그쳤다.

소병훈 의원은 “지역가입 장기체납 세대 4곳 중 3곳은 월 보험료가 5만원 이하이고 19만8,000세대는 3년 넘게 체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적은 보험료조차 장기간 내지 못한 세대를 고의·고액 체납자와 같은 방식으로 관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할납부를 신청한 세대의 60% 이상이 다시 탈락하고 제도를 완화했는데도 신청이 3,861건에 그쳤다면 현행 지원방식이 체납자의 납부 능력과 맞지 않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 의원은 또 “생계유지에 필요한 자동차와 예금을 압류하기 전에 복지 위기가구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소득·재산·체납기간을 종합해 생계형 체납자를 선별하고, 분할납부 조건 완화와 체납처분 유예, 지방자치단체 긴급복지 지원을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