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국민이 과도하게 부담한 병원비를 돌려주는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 가운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지급이 결정된 3년치만 506억원가량이 소멸시효 완성 등으로 지급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소멸시효가 3개월 이하 남은 환급금도 482억원에 달해 환급 대상자의 권리가 사라지기 전에 적극적인 지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지급이 결정된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 가운데 소멸시효가 완성돼 지급되지 못한 대상은 6만3,994명, 금액은 총 505억 9,700만원으로 집계됐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로 인한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04년 7월 도입됐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연간 본인부담금이 개인별 상한액을 초과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초과 금액을 부담하는 제도다.
지급결정연도별 소멸시효 완성 대상은 2020년 1만4,436명·127억 4,200만원, 2021년 2만2,500명·157억 3,100만원, 2022년 2만7,058명·221억 2,400만원이다.
3년 동안 지급이 결정됐지만 국민에게 돌아가지 못한 환급금 규모가 해마다 증가한 셈이다.

◇ 2023년 이후 미지급 환급금도 3,322억원
소멸시효가 완성된 2020-2022년 지급결정분과 별도로 2023년부터 2026년 6차수까지 지급이 결정됐지만 아직 지급되지 않은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도 36만8,577명, 3,322억 4,900만원에 달했다.
미지급 사유 가운데 대부분은 환급 대상자가 아직 지급 신청을 완료하지 않은 경우였다.
전체 미지급 대상자의 99.1%인 36만5,168명이 '신청 독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금액은 3,257억 8,700만원으로 전체 미지급액의 98.1%를 차지했다.
사망 이후 상속인을 확인하지 못했거나 출국·거주불명 등으로 지급이 어려운 경우보다 지급 신청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환급하지 못한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 1년 이상 못 돌려준 돈 1,594억원…482억원은 시효 3개월 이하
장기 미지급 규모도 적지 않았다.
최초 안내 이후 1년 이상 지급되지 않은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은 19만2,526건, 1,593억 5,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6년 9월 9일 기준 소멸시효가 3개월 이하 남은 대상자는 5만6,276명으로, 환급금은 481억 9,700만원에 달했다.
소멸시효가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 남은 대상은 2,650명·38억 1,800만원, 6개월 초과 1년 이하 대상은 6만7,460명·401억 4,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1년 안에 소멸시효가 도래하는 미지급 환급금은 모두 12만6,386명, 921억 6,100만원에 달한다.
◇ “안내 횟수보다 실제 지급 여부 관리해야”
건보공단은 최초 지급신청 안내문을 발송한 뒤 미신청자에게 3개월 후 다시 안내하고, 소멸시효 도래 3개월 전 세 번째 안내문을 보내고 있다. 유선전화와 문자메시지·알림톡 등을 통한 안내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지급이 결정된 환급금 가운데 6만3,994명에게 돌아갈 505억 9,700만원이 소멸시효 완성 등으로 지급되지 못했다. 현재도 소멸시효가 3개월 이하 남은 환급금이 5만6,276명·481억 9,700만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단순히 안내문 발송 횟수를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환급 여부를 중심으로 관리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령자나 장애인, 디지털 기기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경우 환급 대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신청 절차를 제때 마무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별도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병훈 의원은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은 큰 병원비를 감당한 국민에게 돌려줘야 할 돈인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지급 결정된 3년치만 506억원이 소멸시효 완성 등으로 지급되지 못했다”며 “안내문과 문자 등을 반복해서 보내고도 실제 지급으로 연결하지 못했다면 공단이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도 소멸시효가 3개월 이하 남은 환급금이 5만6천여명, 482억원에 달한다”며 “공단은 소멸시효 임박 대상자에게 전화와 문자 등으로 적극적으로 연락하고, 고령자·장애인 등 신청이 어려운 국민에게는 별도의 신청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의원은 장기적인 제도 개선도 주문했다.
그는 “지급계좌 사전등록과 기존 환급계좌 활용 등 국민이 별도로 신청하지 않아도 환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