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엔 총회 첫날...AI 논의가 핵보다 뜨거웠다

뉴욕 유엔 총회 첫날...AI 논의가 핵보다 뜨거웠다

트럼프 "AI 통제하려는 어떤 시도도 전면 거부"
마크롱 "강대국 종속 안돼...오픈 AI 공동개발"
유엔 "핵무기 다루듯이 다자 안전관리 체계 필요"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유엔총회에서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각국의 노선 차이가 드러났다. 미국은 국제 규제에 선을 그었고, 프랑스는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 노선을 제안했다. 유엔은 다자간 안전관리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규제 확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AI를 통제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전면적으로 거부한다"며 AI 기술 성장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AI가 문제를 일으킬 경우 새로운 국제 규제보다는 기존 사법 체계로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미 법무부가 관련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했다.

미국 정부 문서에서 AI 대신 '슈퍼지능(Super Intelligence·SI)'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AI 위험을 이유로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이는 유엔이 추진해온 AI 관리 체계와 차이가 있다. 유엔총회는 지난해 AI 위험 등을 평가하는 독립 국제 과학패널과 각국이 AI 규칙을 논의하는 '글로벌 AI 거버넌스 대화'를 만들었다. 올해 7월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글로벌 대화가 열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 어느 쪽에도 기술적으로 종속되지 않는 이른바 '제3의 길'을 제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누구도 강대국의 속국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각국이 자금과 컴퓨팅 자원을 모아 최첨단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특정 국가의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나라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AI 기반을 만들자는 구상이다.

미국과 중국이 첨단 AI 모델과 반도체, 컴퓨팅 인프라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유럽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독자적인 기술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AFP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이 언급한 '강대국'을 미국과 중국으로 해석했다.

유엔은 경쟁보다 안전장치에 무게를 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AI 위험을 냉전 시대 핵무기에 빗대며 국제적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냉전 당시 경쟁국들도 공동의 실존적 위험을 관리할 필요성을 인정했다"며 "AI에도 같은 수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AI 기술을 가진 국가들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화와 투명성, 신뢰 구축을 요구했다.

독립적인 감독을 갖춘 '다자 AI 위험관리 체계' 구축도 제안했다. 사람의 개입 없이 공격 대상을 결정하는 자율무기에도 반대하며 "생사를 결정하는 일을 기계에 넘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AI 논의는 유엔총회 일반토의에 그치지 않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23일 AI와 국제안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AFP에 따르면 오픈AI와 앤트로픽, 중국 딥시크 관계자들도 논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