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증시 활황과 자본시장으로의 '머니무브'를 타고 은행을 위협할 만큼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반기 순이익 2조원 시대를 열었고, 키움증권도 1조원대 순이익을 거두며 리테일 강자의 위상을 굳혔다. 하지만 급성장의 이면에는 신용융자, 위험자산 확대에 따른 변동성도 자리한다. 오너 2·3세의 경영 참여가 본격화하면서 승계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성장 동력과 이면의 위험, 승계구도, 포용금융 수준을 짚어본다. [편집자]

[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다우키움그룹 2세 승계의 무게중심이 '지분'에서 '경영'으로 옮겨가고 있다. 김익래 전 회장에서 장남 김동준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로 그룹 지배력을 넘기는 지분 작업은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핵심 계열사인 키움증권의 경영권 승계는 아직 남아 있다. 김 대표가 향후 경영 성과를 입증하고 키움증권 전면에 나서는 시점이 승계의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비금융 가족회사 '이머니' 실질 지배
정보기술(IT) 업체로 시작한 다우키움그룹 사업 부문은 금융과 비금융으로 나뉜다. 매출과 자산 규모에서는 키움증권을 중심으로 한 금융 부문이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두 부문 모두 그 지배구조 최정점에는 비상장사인 가족회사 이머니(E-money)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 2003년 6월 다우인터넷의 금융사업 부문에서 분할 설립된 이머니는 온라인 정보제공업을 하고 있다. 현재 김 전 회장의 장남 김 대표 일가의 단일 주주체제다.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이 금융 부문 지배구조의 기본 골격이다. 비금융 계열사인 사람인은 다우기술, 키다리스튜디오는 다우데이타에서 각각 갈라진다.
김 대표는 올해 상반기 기준 이머니 지분 33.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전 회장의 장녀 김진이 씨와 차녀 김진현 씨가 각각 6.02%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다. 김 전 회장 자녀들의 지분율은 총 45.18%다. 나머지 54.82%는 이머니가 자기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자기주식에는 의결권이 없는 만큼 김 대표 남매가 이머니를 사실상 지배하는 구조다.
이머니는 다우데이타의 최대주주로 지분 31.56%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지분율 23.01%인 김 전 회장이다. 김 대표는 이머니로 사실상 회사를 지배하면서 별도로 지분 6.53%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 장·차녀의 지분율은 각각 1.04%로 확인된다.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 지분 46.85%를 보유한다.
다우기술은 키움증권과 이어진다. 지분 42.2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자 지분은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를 비롯해 5인의 계열사 임원의 소규모 지분으로 구성된다. 김 전 회장과 김 대표 등 자녀들은 키움증권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 않다. 키움증권 밑으로 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저축은행 등이 연결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비금융사인 이머니가 지배구조 최상단에서 키움증권을 간접 지배하는 구조를 두고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현 지배구조가 금산분리 규제 등 현행 법률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금융사는 일반 기업보다 대주주 적격성과 내부통제 등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다. 이머니를 정점으로 다우데이타와 다우기술을 거쳐 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지배구조인 만큼 지배관계와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초 키움증권 경영권 승계 가능성
다우키움그룹의 2세 승계를 위한 지분 정리 작업은 마무리 단계다. 2021년 10월 김 전 회장이 계열사 지분 일부를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다우데이타 최대주주가 이머니로 변경됐다. 이로써 이머니 최대주주인 김 대표는 지분상 그룹 지배력을 확보하게 됐다.
남은 절차는 김 전 회장이 보유한 다우데이타 잔여 지분 23%의 증여다. 전날 종가 기준 지분 가치는 1758억원 수준이다. 향후 증여세 재원 확보도 주목할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해당 지분 일부는 연 5%대 주식담보 계약에 묶여 있다. 매해 계약을 연장하고 있다.

지분과 별개로 관심은 김 대표의 경영권 승계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김 대표가 핵심 계열사인 키움증권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키움증권 이사회 공동의장으로 취임하며 경영 참여 폭을 넓혔다. 김 전 회장은 앞서 2023년 SG증권발 하한가 사태로 그룹 회장직과 함께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구체적인 시점은 엄 대표의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 이후가 거론된다. 김 대표는 비상근 사내이사로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어 대표이사 겸직에 법적 제약은 없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김 대표의 경영과 관련해 확정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남은 과제는 키움PE·인베스트먼트 실적
김 대표가 향후 키움증권 경영 전면에 나서기 위해서는 경영 성과를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맡고 있는 계열사들의 실적이 아직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다.
1984년생인 김 대표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학사·코넬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뒤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이후 2011년 다우키움그룹에 입사해 다우기술·다우데이타 등 계열사를 거쳤다. 2018년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에 오르며 계열사 경영을 맡기 시작했고 2020년부터는 키움PE를 이끌고 있다.
키움PE의 실적은 최근 몇 년간 흑자와 적자를 오갔다. 2021년 167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118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2023년 다시 58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2024년에는 다시 적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지만 당기순이익은 5억원 수준이다.
키움인베스트먼트 역시 당기순이익이 2020년 76억원에서 2024년 58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그룹 핵심 계열사인 키움증권의 경영을 맡을 만큼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는 향후 경영권 승계 명분에 대한 관전포인트이기도 하다.
/성진우 기자(politpet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