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대규모 신입 공채⋯K-바이오, 어쩌다 바늘구멍 채용됐나

줄어드는 대규모 신입 공채⋯K-바이오, 어쩌다 바늘구멍 채용됐나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만 정규직 공채
대개 인턴 후 정규직 전환 또는 수시채용
약가 인하 등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경영 부담 영향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제약·바이오업계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지만 인력 채용은 갈수록 바늘구멍이 되고 있다.

전통제약사뿐 아니라 바이오기업도 일부만 신입사원 공개 채용에 나서고, 대부분의 기업은 필요 직무만 수시로 채용하거나 신입사원을 뽑더라도 인턴 채용 후 정규직 전환을 고려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의 정규직 신입 공채는 눈에 띄게 줄었다.

유한양행은 지난 13일까지 접수를 받아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 인턴 사원 채용 절차를 밟고 있다. 대웅제약도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지만 나보타 관련 일부 직무만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전통제약사와 바이오기업들은 대개 수시 채용을 기반으로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뽑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번 가을에 공채 예정이 없다"며 "주로 수시채용 채널을 열어두고 채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녹십자도 인력 충원 시 수시 채용 방식으로 진행한다.

실제로 꾸준히 공채를 진행하는 곳은 손에 꼽힌다.

한미약품 등을 거느린 한미그룹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하반기 대규모 신입·경력 채용을 진행한다. 영업·품질·생산·개발·경영관리 등 여러 직무에 걸쳐 신입·경력 직원을 모집한다.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일제히 대규모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서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최근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창조와 도전, 혁신을 통해 한국 제약산업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제약강국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R&D 중심의 우수 제약기업"이라며 "한미약품과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을 향한 여정에 함께하고자 하는 인재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채용 규모는 대외비라 알 수 없으나 삼성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채용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꾸준히 공채를 진행했다.

하지만 산업군 전반에서 신입사원 공채 문화가 사라지고, 뽑더라도 인턴으로 선발한 뒤 정규직 전환을 고려하는 등 채용의 규모나 질이 달라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원이 넘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수가 10곳에 달하는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경영실적이 성장하는 추세지만 사실상 신입사원 채용은 축소되는 실정이다.

기업들로서는 업계 내 양극화가 심화하고 약가 인하 방안 시행 등 정책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기업에 따라서는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계획 등을 축소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국내 산업 전체적으로 신입사원 채용으로 인력을 키우려는 흐름이 약화되고 있어 채용 시장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단 제약·바이오 업계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채용 시장 자체가 신입 공채가 줄어드는 등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전반적으로 인건비가 높아지는 추세이고,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신입사원을 채용해 시간을 들여 교육하는 것도 일종의 투자로 보기 때문에 기업에 따라서는 채용 여력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관계자도 "채용 인원도 때에 따라 줄어들고, 신입사원을 뽑을 때도 곧바로 정규직으로 뽑기보다는 인턴으로 뽑았다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