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LG가 주요 계열사의 인공지능(AI) 역량을 하나로 묶는 '원 LG(One LG)' 전략을 앞세워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사업 협력을 확대한다.

LG전자의 데이터센터(DC) 냉각 기술과 LG CNS·LG유플러스의 정보기술(IT) 역량을 결집해 AI 데이터센터부터 인공지능 전환(AX), 피지컬 AI까지 협력 범위를 넓힌다.
22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LG 대표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와 최고경영진 회의를 열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회의에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류재철 LG전자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CEO, 현신균 LG CNS CEO,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등 그룹 핵심 경영진이 참석했다.

'원 LG'로 MS AI 데이터센터 공략
양사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AX, 피지컬 AI 등 세 가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확대에 맞춰 LG의 냉각·전력·IT 인프라 솔루션을 공급할 사업 기회를 함께 모색한다.
단기적으로 주요 전략 거점의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대용량 냉각 솔루션 공급 기회를 구체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빠르게 구축·확장할 수 있는 프리패브(Prefab) 데이터센터까지 협력 범위를 넓힌다.
그룹 내부 AX에도 속도를 낸다. LG는 전사 사무직을 대상으로 코파일럿을 포함한 '마이크로소프트 365 E7: Frontier Suite' 등 AI·클라우드 플랫폼을 도입한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제조·물류·모빌리티 모델 개발에 마이크로소프트의 고성능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한다. 제조 현장 데이터를 다시 AI 학습에 투입하는 '데이터 플라이휠' 구축에도 협력한다.

이번 행보는 구 대표가 지난주 사장단에 주문한 AI 전략의 연장선이다.
구 대표는 지난 16일 사장단 회의에서 "AI는 더 이상 선택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라며 "AI 미래 승부처에서 이길 수 있도록 사장단이 빠른 속도와 집요한 실행력을 갖춰달라"고 말했다.
당시 사장단은 AI 팩토리와 피지컬 AI, 반도체 소재·기판, AX 등을 집중 점검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자원과 역량을 과감하게 집중하기로 했다.
LG는 지난달 엔비디아와 전략적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도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함께 참여하는 원 LG 방식으로 AI 팩토리와 로봇,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급성장하는 AIDC⋯냉각·전력 묶어 '팀플레이'
LG가 계열사들을 한데 묶어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나서는 배경에는 빠른 시장 성장과 냉각·전력·IT 등 인프라 수요의 동반 확대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올해 4715억9000만달러(약 641조8000억원)에서 오는 2032년 2조235억2000만달러(약 2753조7000억원)로 연평균 27.5%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9월 발표한 미국 시장 전망에서도 올해 1425억달러(약 193조9000억원)에서 2032년 6101억2000만달러(약 830조30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서버뿐 아니라 이를 식히는 냉각 설비와 대규모 전력 공급·저장 시스템, 네트워크와 운영 인프라가 동시에 필요하다.
AI 서버의 고집적화로 전력 사용량과 발열이 함께 늘면서 냉각과 전력 인프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LG 입장에서는 LG전자의 냉각, LG에너지솔루션의 ESS, LG CNS·LG유플러스의 IT·데이터센터 역량을 함께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개별 제품 공급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전반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엔솔, 엔비디아 DSX 생태계 동시 공략
계열사들의 AI 데이터센터 사업도 구체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2.5메가와트(㎿)급 대용량 냉각수 분배장치(CDU)가 엔비디아의 'DSX 레디 CDU'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600킬로와트(㎾), 9월 1㎿급 CDU에 이어 2.5㎿급까지 규격 승인을 받았다. LG전자는 칠러와 컴퓨터룸 공기조화기(CRAH), CDU, 콜드 플레이트까지 '칩 투 칠러(Chip to Chiller)' 토탈 솔루션을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한다.
LG에너지솔루션도 같은 날 엔비디아 'DSX 레디' 프로그램의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파트너로 선정됐다. 전 세계 BESS 분야 파트너 3곳 가운데 하나다.
고용량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 냉각 시스템을 통합한 'JF2 AC 링크'가 관련 요건을 충족했다.

회사는 북미 5개 ESS 생산거점과 시스템통합(SI) 역량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용 ESS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LG는 마이크로소프트와 AIDC·AX·피지컬 AI 협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엔비디아 생태계에서는 LG전자의 냉각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전력 솔루션을 연결하고 있다.
계열사별 강점을 원 LG로 묶어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가져가려는 전략이다.
/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