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일 기자] 대전 대덕구의회가 석 달째 원구성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서미경 의원의 의장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국민의힘에도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시민단체가 제시한 중재안에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아, 의장직을 민주당이 계속 가져가기 위한 '꼼수제안'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덕구의회는 21일 임시회를 열고 서미경 의원을 단독 후보로 의장 선출 투표를 진행했지만 1·2차 투표 모두 찬성 4표, 무효 4표로 부결됐다.

민주당 의원 4명은 표결 직후 공동입장문을 내고 "서미경 의원은 의장 후보로 더 이상 나서지 않기로 했다"며 국민의힘에도 전석광 의원의 의장 후보 추진을 철회하고 새로운 후보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서 의원이 8대 대덕구의회 전반기 의장을 지낸 만큼 스스로 물러나는 결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제안을 놓고 '실질적인 양보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민주당이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더라도 의장직을 국민의힘에 양보하겠다는 내용은 공동입장문에 담기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의힘에도 기존 후보를 교체하라고 요구하면서 양당 모두 새로운 후보를 내세워 다시 의장 선출에 나서자는 것이 민주당의 제안이다. 이와관련 국민의힘 전석광 의원은 공식적으로 후보로 등록한 적이 없다. 다만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설것이라는 정가의 분석이 있어왔다.
민주당이 서미경 의원 대신 이삼남 의원을 후보로 내세우더라도 의장직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삼남 의원과 국민의힘 전석광 의원은 모두 2선에 1969년생으로, 표결에서 계속 동률이 나오면 생일이 빠른 이삼남 의원이 연장자 기준에 따라 의장으로 선출되는 구조다.
결국 4대4 동수인 현재 구도에서 의장직을 어느 정당이 맡을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없다면 원구성 문제는 다시 교착되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특히 민주당의 제안은 시민단체가 제시한 중재안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는 전반기에는 단체장을 배출하지 않은 정당이 의장을 맡고 상임위원장 2석을 양보하며, 후반기에는 그 반대로 의장직을 교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중재안의 핵심은 의장 후보를 누구로 바꾸느냐가 아니라, 여야가 의장직과 상임위원장 등을 나눠 갖고 전·후반기에 걸쳐 권한을 분산하는 데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날 입장문에는 이 같은 의장직 교대 방안을 수용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서미경 의원의 후보 사퇴를 내세우면서 국민의힘의 후보 교체를 요구하는 데 그쳤다.
결국 민주당이 내놓은 '후보 교체'가 실제로 의장직을 내려놓는 양보인지, 아니면 의장직을 계속 확보하기 위한 명분 쌓기인지가 이번 원구성 협상의 핵심 쟁점이다.
또한 이날 민주당 소속 김찬술 대덕구청장이 원구성 실패에 대해 "대덕구의회는 스스로 의회이기를 포기했다"며 강하게 비판한 직후 민주당 의원들이 후보 교체 입장을 내놓았다는 점도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4대4 동수 상황에서 후보 이름만 바꾸는 것으로는 원구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시민단체 중재안처럼 단체장을 가진 정당이 우선적으로 의장직을 양보하는 방식도 신중히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대전=강일 기자(ki005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