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변곡점 다가온다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변곡점 다가온다

내달 1일 오너 일가 신동국 상대 제기한 위약벌 소송 1심 선고
시니어케어 사업 관련 의결권 행사, 연합 계약 위반인지 여부
신동국 패소 시 4자 연합 흔들리며 오너 일가 '명분' 싸움서 승리
신동국 승소해도 4자 연합은 균열⋯경영권 분쟁 장기화 불가피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한미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달 그룹의 오너 일가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위약벌 소송 1심 판결 선고가 나올 예정이다.

이번 판결에 따라 한미그룹의 4자 연합(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신 회장·라데팡스파트너스)의 무게추가 달라질 수 있어 경영권 분쟁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1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위약벌 청구 소송의 1심 판결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위약벌 소송은 계약 당사자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계약 시 정해둔 사적인 벌금을 두고 다투는 법적 분쟁을 말한다. 이는 이미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것과 달라 제재 성격을 지닌 위약벌과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4자 연합의 균열…제2의 경영권 분쟁 서막

위약벌 소송은 2024년 맺은 4자 연합에서 비롯됐다. 2024년 7월 신 회장이 송 회장, 임 부회장과 손잡으면서 4자 연합이 결성됐다. 4자 연합은 의결권 공동 행사와 주요 경영 의사 결정에 대한 주주 간 협약을 맺으면서 위반 시 600억원의 위약벌을 정했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2025년 서울 반포동의 옛 쉐라톤팔레스호텔 부지에 시니어케어 사업을 추진하면서 4자 연합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를 신 회장이 반대하고 나서자 모녀 측은 4자 연합 계약을 어겼다며 600억원 규모의 위약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7월 신 회장도 임 부회장이 4자 연합에서 정한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를 위반함에 따라 100억원 규모의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다만 이는 본안소송 전 임시 보전 처분으로, 최종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임 부회장이 4자 연합 당시 보유 주식으로 밝힌 9.15% 중 2.7%를 에쿼티퍼스트 펀드와 환매조건부(RP) 방식으로 거래했는데, 에쿼티퍼스트가 이 주식을 시장에 매각하면서 임 부회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해당 지분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해 4자 연합 계약을 위반했다는 취지였다.

위약벌 소송 결과에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판세는

부동산 투자에 대한 위약벌 청구는 표면적인 사안일 뿐, 이번 소송 결과는 향후 한미그룹의 경영권 구도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현재 한미그룹 오너 일가 측 지분이 실질 의결권 기준 약 34% 수준으로, 약 35% 수준인 신 회장과 비슷해 경영권 경쟁이 치열하다.

소송 결과 신 회장이 위약벌 600억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2024년에 맺은 4자 연합은 사실상 깨지는 것이나 다름없다.

법원이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면 신 회장 입장에서는 당장 경영권이 달라지지는 않아도 '명분'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독자 세력화 행보에 제동이 걸리고 협상에서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신 회장이 승소하면 위약벌 600억원에서 자유로워질 뿐 아니라 정당한 의결권 행사였다는 판단이므로 명분도 신 회장 쪽으로 기울게 된다. 이 경우에도 4자 연합의 구속력은 약해지겠지만 명분의 무게추가 신 회장으로 쏠리게 되는 셈이다.

다만 이번 판결은 1심 결과인 만큼 향후 변수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불복해 항소하면 법적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다른 변수들과 얽혀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여지가 크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