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네이버·두나무 결합 심사 지연 아냐…연내 심의완료"

주병기 "네이버·두나무 결합 심사 지연 아냐…연내 심의완료"

"열 차례 이상 자료 요청한 고난도 심사"…거래구조 변경 가능성엔 즉답 피해
"해외 경쟁당국과 비교해 늦어지는 거 아니다"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네이버-두나무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지연이 아니라 두 지배적 플랫폼 간 결합의 복잡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신중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위원장은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건을 "검색, 간편결제와 가상자산 양 분야 지배적 플랫폼 간 기업결합으로 10여 개에 달하는 연관 시장에서 복합적 경쟁제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해 다수의 연관 시장에서 합병이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는 고난이도의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연내 심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속히 심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업결합 심사 전반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전반적으로 기업결합 심사 진행에 대해서 아직 종합적으로 리뷰는 하지 않았지만, 제가 이해하는 바로는 심사가 아주 지연되거나 긴 것은 아니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어느 정도 해외당국과 비교했을 때 저희가 더 늦어진다고 판단하진 않는다"고도 말했다.

다만 개별 사건에 대해서는 지연 가능성을 일부 인정했다. "최근에 중요한 기업결합 심사 건이 몇 개가 있는데, 그 건에 대해서 좀 늦어지는 것은 예를 들어서 두나무·네이버 같은 경우나, 이 기업결합 건 자체가 2개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간의 결합이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중한 판단을 하는 데 필요한 경제분석이라든지 필요한 자료들이 매우 많다"며 "한 열 차례 이상의 자료 요청을 할 수밖에 없는 복잡한 기업결합 심사였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간담회에서 주 위원장은 지난주 다녀온 미국 포담 반독점 컨퍼런스에서 AI와 경쟁법 이슈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졌다고 전했다. "다른 플랫폼 사업자가 자신의 폭넓은 플랫폼 이용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제공하는 AI 서비스를 활용할 수밖에 없도록 실질적으로 강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엄정하게 시장을 들여다보고 법 집행을 엄정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두나무 건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지배적 플랫폼 간 결합이 인접 시장으로 지배력을 전이시킬 수 있다는 문제의식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두나무 기업결합 건은 지난해 11월 말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가 접수됐다. 검색·간편결제 분야 지배적 사업자인 네이버파이낸셜과 가상자산·비상장 주식 거래 1위 사업자인 두나무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신고 초기부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다.

심사가 길어지면서 양사의 주식교환(딜클로징) 예정일은 당초 6월30일에서 9월30일로, 다시 12월31일로 두 차례 연기됐다. 주주총회 예정일도 5월22일에서 11월19일로 함께 미뤄졌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공정위 기업결합 승인 외에도 네이버파이낸셜 대주주 변경승인 및 겸영신고, 두나무 대주주 변경신고 수리 등 여러 인허가를 함께 받아야 하는 구조다.

공정위는 그간 한국투자증권·메리츠증권·하나증권 등 증권사 18곳에 이번 합병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는 등 폭넓게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왔다. 주 위원장은 앞서 지난 7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네이버에 관련 자료 요청을 13회나 했다"며 연내 심사 완료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11월19일 예정된 주주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공정위 심사보고서 작성이 늦어도 9월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보고 있어, 이달이 연내 합병 시간표를 맞출 수 있을지를 가르는 사실상 마지막 실무 구간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공정위 심사 장기화 끝에 기업결합이 결국 불허된 사례가 간혹 있었던 만큼, 이번 사안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