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부모 부양은 함께, 가사는 공평하게"…10년 새 달라진 인식

중장년층 "부모 부양은 함께, 가사는 공평하게"…10년 새 달라진 인식

부모 부양 공동책임 인식 65%로 15.9%p↑, 고용불안은 절반 넘게 여전
노후준비 10명 중 8명꼴로 확대…의료·돌봄 지원 요구는 크게 늘어
국가데이터처, 「사회조사」로 살펴본 중장년층 10년간 인식 변화 발표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지난 10년간 중장년층(40~64세) 사이에서 부모 부양과 가사 노동을 가족 구성원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뚜렷하게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고용 불안과 노후 준비를 둘러싼 현실적 부담은 크게 개선되지 않아, 인식의 변화 속도가 삶의 조건 변화 속도를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데이터처(처장 안형준)는 21일 '사회조사' 결과를 활용해 중장년층의 가족 내 역할, 일과 경제적 여건, 노후 준비와 사회적 지원, 건강과 여가 활용에서 나타난 최근 10년간의 인식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조사가 10개 부문을 2년 주기로 나눠 조사하는 방식이어서, 분석 기간은 부문에 따라 2014~2024년 또는 2015~2025년으로 나뉜다.

중장년층의 인식변화

부모 부양을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보는 중장년층은 2014년 49.0%에서 2024년 65.0%로 15.9%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은 29.8%에서 16.7%로, '부모님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응답도 16.7%에서 13.4%로 각각 줄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64세에서 이 인식이 41.4%에서 63.7%로 22.3%포인트 늘어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2014년에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공동 책임 인식이 낮았지만, 2024년에는 모든 연령대가 60%를 넘어서며 연령대 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가사를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인식은 37.9%에서 64.4%로 26.5%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실제로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응답은 14.2%에서 22.1%로, 8.0%포인트 남짓 느는 데 그쳤다. 인식과 실태 사이의 간극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연령대별로는 40대에서 이 인식이 31.7%포인트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고, 50대(25.0%포인트), 60~64세(20.4%포인트)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자(43.8%→70.9%, +27.1%포인트)가 남자(32.0%→57.9%, +25.9%포인트)보다 조금 더 크게 늘었다.

일과 가정생활의 우선 순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은 2015년 54.1%에서 2025년 35.0%로 19.1%포인트 줄어든 반면, '일과 가정을 비슷하게 중시한다'는 응답은 35.5%에서 47.6%로, '가정을 우선시한다'는 응답도 10.4%에서 17.4%로 각각 늘었다.

경제적 여건에 대한 인식도 10년 전보다 다소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1년 전보다 가구 소득이 늘었다는 응답은 17.7%에서 23.8%로 증가한 반면, 가구 부채가 늘었다는 응답은 26.6%에서 22.6%로 감소했다.

그러나 고용 불안 인식은 절반을 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실직·이직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비중은 61.0%에서 55.8%로 5.2%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중장년층 10명 중 5명 이상이 고용 불안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연령대별로는 40대의 불안감이 57.4%로 가장 높았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자녀 교육비에 대한 부담 인식은 70.6%에서 62.6%로 줄었지만, 부담되는 항목의 성격은 바뀌었다. 가장 부담되는 항목으로 '학교 납입금 외 교육비'(학원비·과외비 등)를 꼽은 비중이 60.1%에서 70.8%로 오히려 10.7%포인트 늘었다. 2024년 기준 40대에서는 이 비중이 86.9%에 달했다.

노후 준비 10명 중 8명꼴…"의료·돌봄은 사회가 책임져야"

노후를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준비된 중장년층 비중은 75.8%에서 81.9%로 늘어 10명 중 8명 수준에 이르렀다. 성별로는 여자(69.7%→78.5%, +8.8%포인트)의 증가 폭이 남자(81.9%→85.4%, +3.5%포인트)보다 컸고, 연령대별로는 60~64세가 67.6%에서 79.3%로 11.7%포인트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노후 준비 수단으로는 국민연금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51.7%에서 61.0%로 늘어난 반면, 사적연금(11.7%→5.4%)과 예금·적금·저축성보험(19.9%→14.7%)은 오히려 줄었다. 국가 주도 노후 보장 체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풀이된다.

노후 생활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지원으로는 의료·요양보호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18.9%에서 30.3%로 11.4%포인트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노후소득지원(39.1%→34.4%)과 노후취업지원(28.9%→25.6%)에 대한 요구는 오히려 줄어, 중장년층이 노후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 준비 못지않게 건강과 돌봄에 대한 사회적 지원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비중과 자신의 건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비중은 늘었고, 일상·가정·직장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는 줄었다. 2025년 주말 여가는 동영상 콘텐츠 시청(73.9%)과 휴식(73.9%)에 집중된 반면, 앞으로 하고 싶은 여가로는 관광(71.1%)과 취미·자기개발 활동(45.7%)이 꼽혔다. 실제 여가는 휴식 중심이지만, 희망하는 여가는 더 능동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향하고 있는 셈이다.

국가데이터처장은 "중장년층은 가족과 일, 건강과 노후 등 삶의 여러 영역에서 변화를 경험하는 생애 전환기의 세대"라며 "앞으로도 사회조사를 통해 국민의 삶과 인식 변화를 면밀히 살펴보고, 생애주기별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통계와 데이터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