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구광모가 직접 챙긴다…삼성·SK·LG 'AX 전쟁'

이재용·최태원·구광모가 직접 챙긴다…삼성·SK·LG 'AX 전쟁'

삼성, AI 업무혁신 넘어 로봇으로…SK는 제조현장까지 연결
LG, 사장단 8시간 AI 투자회의…실전형 인재 확보도 속도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SK·LG가 인공지능(AI) 전환(AX)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 AI를 업무에 도입하는 단계를 넘어 생산공장과 데이터센터, 로봇 등 핵심 사업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모습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직접 전략을 점검하고 실행을 주문하고 있다. 그룹의 AI 경쟁력이 미래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투자뿐 아니라 업무 방식과 인재 선발 기준까지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라인 내부. [사진=아이뉴스24 DB]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전 관계사의 업무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AI와 로봇을 결합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K는 울산 AI 데이터센터와 울산콤플렉스(CLX)를 연결해 제조 AX를 추진한다. LG는 AI팩토리와 피지컬 AI에 투자하는 동시에 실전형 AI 인재 확보에 나섰다.

이재용 "조직 DNA 바꿔야"…AI 넘어 로봇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과 조직 DNA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구개발(R&D)부터 생산·마케팅·지원까지 업무 전반에 AI를 접목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주문이다.

삼성은 지난 6월 그룹 차원의 'AI 대전환'을 선언했다. 전 관계사 업무에 AI를 도입하고 회사별 AI 전담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등 외부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보안 기준에 맞춰 다양한 AI 서비스를 사용함으로써 자료 분석과 문서 작성, 아이디어 발굴 등 업무 생산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생산현장도 바꾼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외 생산시설을 AI가 공정을 분석하고 제어하는 'AI 자율공장'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열린 '2026 테크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X부문장(사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2026 테크 포럼'에서 "AX 전환기를 리드하는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스마트폰과 가전 등 기존 스마트기기를 넘어 AI와 로봇을 결합하는 중장기 사업 전략도 공개했다. 그룹 전반의 업무 효율화와 제조 혁신을 넘어 AI가 실제 공간에서 작동하는 로봇 사업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데이터센터서 공장까지…울산 AX 직접 점검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SK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제조공정을 하나의 AI 생태계로 묶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10일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건설 현장을 찾은 데 이어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CLX)도 둘러봤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와 그 AI를 실제 생산에서 구현하는 울산CLX가 하나로 이어져야 SK가 지향하는 'AI 풀스택 프로바이더'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데이터센터에서 확보한 컴퓨팅 역량을 제조현장의 생산성과 안전, 공정 효율 개선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0일 울산 남구 SK이노베이션 울산CLX에서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SK]

인재를 선발하는 기준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8일까지 'AI 해커톤 2026' 참가자를 모집한다. 지원 과정에서 출신학교와 전공, 학점을 받지 않으며 개발 경력도 참가 조건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AI를 활용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을 평가한다. 우수 참가자에게는 향후 SK하이닉스 채용 과정에서 패스트트랙 기회를 제공한다. 학력이나 전공보다 실제 문제해결 능력과 AI 활용 역량을 중심으로 인재를 발굴하려는 시도다.

구광모, 사장단과 8시간 AI 토론…투자 방향 점검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LG는 최고경영진이 장시간 토론을 통해 AI 투자 방향과 사업별 실행 전략을 점검했다.

구광모 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 40여명은 지난 16일 경기 이천 LG인화원에 모여 약 8시간 동안 AI 전략을 논의했다.

AI팩토리와 피지컬 AI, 반도체 소재·기판, AX 등이 주요 안건에 올랐다. 기존 투자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 자원을 집중할 분야와 계열사 간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구 회장은 “AI는 더 이상 선택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이라며 빠른 실행을 주문했다.

AI 인재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9~20일 열린 'LG 에이머스 해커톤'에는 역대 가장 많은 3393명이 지원했다. 이 가운데 96명이 3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결선에 진출했다.

참가자들은 야구 데이터를 활용해 투수의 제구 성공 확률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상위 3개 팀에는 총 1000만원의 상금과 LG 입사 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제공했다.

LG가 19일부터 1박 2일간 경기 이천 LG인화원에서 'LG 에이머스(Aimers) 해커톤'을 진행했다. [사진=LG]

삼성과 SK, LG의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방향은 같다. AI를 일부 부서가 사용하는 업무 도구에 머물게 하지 않고 그룹의 제조와 신사업, 인재 확보 방식까지 바꾸는 핵심 기반으로 삼는 것이다.

삼성은 전 관계사의 업무와 생산시설을 AI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로봇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는 AI 인프라와 제조현장을 연결하고 있으며, LG는 AI팩토리와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투자와 인재 육성을 병행하고 있다.

결국 AX 경쟁의 성패는 선언이나 투자 규모보다 AI가 실제 생산성과 사업 성과를 얼마나 높이는지에 달렸다. 각 그룹이 추진하는 AI 전략이 공장 효율 개선과 신사업 매출, 인재 경쟁력으로 이어질지가 다음 관전 지점이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