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공급절벽…지방은 '수요절벽'

서울은 공급절벽…지방은 '수요절벽'

7월이후 민영주택 43곳중 22곳 미달…대형브랜드도 고전
준공후 미분양 85% 비수도권…기존재고에 신규미달까지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서울에서 당장 입주할 새아파트가 줄어드는 사이 지방과 수도권 일부 외곽에서는 대형건설사 브랜드 단지마저 청약수요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서울은 입주물량 감소로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는 반면 지방은 신규공급 축소에도 미분양 재고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지역별 수급여건이 엇갈리면서 주택시장 양극화가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공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올해 7월이후 청약을 진행한 민영주택 조사대상 43개 단지중 22곳(51.2%)에서 1·2순위 청약미달이 발생했다. 조합원 취소분을 제외하고 단지별 1·2순위 청약결과를 집계한 수치다. 조사대상 두 곳중 한 곳꼴로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한 셈이다.

수원시 영통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미달단지에는 △천안 아이파크 시티 3·4단지 △두정역 푸르지오 그랑피크 △업성 푸르지오 레이크시티 2단지 △대구 달서자이 제니크 △거제 푸르지오 마린피스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거제 △부산 장안지구 B-2블록 중흥S-클래스 등이 포함됐다.

대우건설과 GS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 브랜드 단지도 지방에서는 청약수요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청약부진은 지방만 문제가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미달한 22개 단지 가운데 9곳은 경기·인천에 위치해 있다. 오산헤리티지자이 1·2단지와 더샵 여주역더퍼스트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로 수요가 몰리는 사이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 외곽에서도 신규주택을 받아줄 수요층이 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방에서는 청약부진에 기존 미분양 부담까지 겹쳤다. 국토교통부 7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8217가구로 지방이 4만8758가구(71.5%)를 차지했다. 공사를 마치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후 미분양은 전국 2만9152가구 가운데 지방이 2만4708가구로 84.8%에 달했다. 전국 준공후 미분양은 전월보다 2.1% 줄었지만 지방에 집중된 재고부담은 여전히 크다.

문제는 지방 미분양을 단순히 '집을 너무 많이 지은 결과'로 설명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올해 1~7월 비수도권 주택 준공은 6만4309가구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오히려 44.1% 감소했다. 새로 완공되는 주택이 절반 가까이 줄었는데도 기존 미분양 재고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반면 서울은 당장 입주할 새집이 줄고 있다는 점에서 지방과 상황이 다르다.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준공은 1만7603가구로 지난해 같은기간 3만4339가구보다 48.7% 감소했다. 1년만에 입주물량이 사실상 반토막 났다.

같은기간 서울 전체 주택 착공은 1만9507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44.4% 늘었다. 다만 착공에서 준공·입주까지 통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최근 착공 반등이 당장 입주물량 감소를 메우기는 어렵다. 서울에서는 현재 입주물량 감소와 향후 공급확대 기대가 시차를 두고 공존하는 구조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곳곳에 자리 잡은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가을 분양시장을 앞둔 전망도 지역별 수급불균형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9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88.1에서 97.1로 9.0포인트 상승했다. 여름철 미뤄졌던 분양물량이 다시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문제는 미분양 전망도 동시에 악화했다는 점이다. 같은기간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91.0에서 105.9로 14.9포인트 뛰었다. 분양물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미분양도 증가할 것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미 재고가 쌓인 지역에서는 가을 신규분양이 기존 미분양과 수요를 놓고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지방 미분양 문제를 공급조절과 재고해소만으로 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규공급이 크게 줄었는데도 미분양이 충분히 소진되지 않는다면 공급량보다 수요기반을 함께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구와 일자리, 소득 등 실제 주택구매력을 뒷받침할 여건이 지역별 주택시장 흐름을 가를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미분양만 관리하면 되는 단계가 아니라 수요를 활성화해야 하는 상태"라며 "결국 다음 위험지역을 가르는 것은 단순 공급량보다 지역 일자리와 실수요 기반"이라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