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출입 막힌 미 언론들⋯트럼프 비판 수위 높여

백악관 출입 막힌 미 언론들⋯트럼프 비판 수위 높여

출입 제한 조치부터 중간선거 공약·AI 정책까지 잇달아 비판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백악관 출입을 제한당한 매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정책을 잇달아 비판하고 있다.

출입금지로 백악관 밖에 있는 MS나우 기자. [사진=AF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CNN과 MS나우, 폴리티코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 거짓말을 보도한다"고 주장했다.

이튿날 세 매체 기자들은 실제 백악관 출입을 거부당했고 일부 기자의 출입증도 회수됐다.

세 매체는 언론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나는 조치라며 반발했다. CNN과 MS나우 등은 출입 제한에 대응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MS나우는 MSNBC가 2025년 사명을 바꾼 매체다.

출입 제한 이후 이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정책을 분석한 기사를 홈페이지 주요 기사로 다뤘다.

대표적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5000달러 배당금' 공약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유지하면 미국 성인에게 1인당 5000달러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3%가 이 공약에 반대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이 당선될 경우 재난 지원을 보류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도 지적했다.

2024년 대선 유세 당시 자신을 겨냥한 암살 시도를 민주당의 음모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고 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경우 미국에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와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한 발언도 비판했다.

CNN은 이 같은 발언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MS나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보다 백악관 출입 제한 자체를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 매체를 허위 보도 매체로 규정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사가 문제가 됐는지는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MS나우는 비판적인 보도를 이유로 출입을 제한할 경우 언론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언론사에도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힌 점도 문제 삼았다.

폴리티코는 인공지능(AI) 정책에 초점을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며 관련 정책을 총괄할 'AI 차르'를 임명하고 별도의 'AI 포스'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AI 위험을 둘러싼 유권자들의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언론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에도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자들의 백악관 출입을 제한했고, 일부 조치는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