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판매 첫날 10만개, 나흘만에 26만개. GS25가 한정선, 로로멜로와 협업한 '한정선 요거트 찹쌀떡'이 출시직후 받아든 성적표다. 숫자로만 보면 말 그대로 '풀절대란'이다. 직접 제품을 찾아나서자 온라인에서 보던 인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에 들어올 거예요."
전날 편의점 직원에게 입고시간을 물어본 뒤 다음날 오전 8시10분부터 매장을 지켰다. 30분쯤 지나 기다리던 물건이 들어왔다. 하지만 손에 넣지는 못했다. 때마침 매장을 찾은 다른 손님이 진열되기도 전에 남은 물량을 모두 집어갔다.
곧바로 GS25 애플리케이션을 켰다. 재고가 남아 있다고 표시된 인근 매장을 찾아다녔다. 앱 화면에는 분면 '4개'가 떠 있었지만 막상 도착하면 냉동고는 비어있었다.
재고정보가 실제 판매상황을 따라가지 못한 탓인지 기자보다 한발 먼저 움직인 손님이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결국 첫날은 빈손으로 돌아섰다.
다음날 아침 다시 편의점을 찾았다. 냉동고 한쪽에서 마침내 새하얀 찹쌀떡을 발견했다. 전날 여러 매장을 돌며 허탕을 친 탓인지 평범한 편의점 디저트 하나가 유난히 반가웠다.

포장을 뜯고 마주한 첫인상은 단정했다. 새하얗고 둥근 찹쌀떡은 갓 뭉친 눈덩이를 떼어놓은 듯했다. 화려한 장식도 복잡한 색도 없다. 오히려 군더더기를 덜어낸 모양새가 눈길을 끌었다.
한입 베어 물자 먼저 떡피 식감이 느껴졌다. 지나치게 질기지도 반대로 힘없이 흐물거리지도 않았다. 말랑하면서도 적당한 탄력이 살아있었다. 맛도 담백했다. 안쪽에 들어간 요거트 맛을 방해하지 않고 받쳐주는 역할에 충실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요거트 산미가 예상보다 강했다. 첫입에서는 상큼하게 느껴졌지만 몇입 먹자 시큼한 맛이 입안에 오래 남았다. 담백한 떡과 균형을 이루기보다는 요거트 맛이 전체를 덮는다는 인상이 강했다.
산미를 즐기는 소비자라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달콤하고 부드러운 디저트를 기대했다면 호불호가 갈릴 만했다.
식감도 다소 단조로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부드러운 떡과 요거트가 이어진다. 과육이나 젤리처럼 중간중간 씹히는 요소를 더했다면 산미를 분산하면서 먹는 재미도 살릴 수 있었을 듯했다. 쫀득한 떡과 부드러운 요거트만으로 승부하기에는 한끗이 부족했다.

사소해 보이지만 포크가 들어있지 않은 점도 아쉬웠다. 찹쌀가루가 묻은 떡을 맨손으로 집어야 하는데다 냉동상태로 판매하는 제품이라 야외에서 바로 먹기에는 불편했다.
편의점 디저트가 '사서 바로 먹는' 간편함을 강점으로 내세운다는 점을 고려하면 작은포크 하나만 넣었어도 완성도가 높아졌을 법했다.
가격은 3900원이다. 희귀한 재료를 쓴 것도 여러 재료를 복잡하게 조합한 디저트도 아니다. 물론 유명 찹쌀떡 브랜드와 협업해 편의점에서 손쉽게 맛볼 수 있다는 점에는 분명 값어치가 있다.
성수동 매장을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한정선 특유 떡 식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어렵게 구한 뒤 맛본 제품은 기대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쫀득한 떡피는 이름값을 했지만 강한 요거트 산미와 단조로운 식감, 먹기 불편한 구성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3900원이라는 가격까지 고려하면 재구매를 이끌 만한 한방도 부족했다.
먹고난 뒤 머릿속에 가장 오래 남은 것은 맛보다 '품절'이라는 두글자였다. 어렵게 손에 넣었다는 성취감도 몇입을 넘기지 못했다. 출시 초반 26만개가 팔렸다는 숫자는 화제성을 증명했지만 품절이 곧 맛의 완성도를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기대는 빠르게 식었고 다시 냉동고 앞에서 이 제품을 찾을 이유도 함께 눈 녹듯 사라졌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