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까지 보낼 필요 없다”…포항서 식품로봇 개발·실증·해외인증 ‘원스톱’

“미국까지 보낼 필요 없다”…포항서 식품로봇 개발·실증·해외인증 ‘원스톱’

경북도,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전국 첫 준공…NSF 국제시험인증기관 입주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식품 로봇을 개발한 국내 기업이 위생·안전성을 인증받기 위해 제품을 미국까지 보내야 했던 불편을 포항에서 해결하는 길이 열린다.

제품 개발과 시제품 제작부터 실제 주방 환경 실증, 성능·안전성 시험, 해외인증과 사업화까지 한곳에서 연결하는 식품 로봇 산업화 거점이 경북 포항에 문을 열었다.

‘식품로봇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경북도]

경북도 설명대로 인증 기간이 기존 약 6개월에서 1개월 이내로 줄고 비용도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면 국내 식품 로봇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 부담을 크게 덜 것으로 기대한다.

경북도는 지난 17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식품 로봇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센터는 전국에 조성하는 7개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가운데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총사업비 155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2484.27㎡, 2개 동 규모로 조성했다.

공동 연구장비실을 비롯해 시제품 제작·실증·성능시험 공간과 기업 입주공간을 갖췄으며 외식·조리 자동화 관련 기업의 입주도 확정됐다.

핵심은 연구실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이 실제 현장에서 쓸 수 있는가’를 검증해 시장까지 연결하는 데 있다.

공동장비와 실증시설은 입주기업뿐 아니라 지역기업을 포함한 국내 식품 로봇 기업들도 이용할 수 있다.

기업은 제품 개발부터 성능·안전성 검증과 사업화까지 지원받을 수 있고, 외식업체 역시 자신의 메뉴와 작업 동선에 맞는 조리 자동화 기술을 시험할 수 있다.

‘식품로봇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내 치킨시스템을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 이철우 도지사, 박용선 포항시장(왼쪽 2번째부터)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경북도]

실제 외식업체 주방을 재현한 ‘스마트키친’도 구축됐다.

경북도는 산업통상부 등 정부 부처의 추가 공모사업 2건을 통해 29억원을 확보, 시험분석 장비를 확충하고 스마트키친을 마련했다.

식품로봇과 조리기기 소재의 내구성·안전성을 평가하고 실제 주방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 조리법 데이터화와 현장 체험·교육도 지원한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주목할 건 해외 인증이다.

경북도가 유치한 아시아 최초 NSF 국제시험인증기관이 센터에 들어선다.

식품로봇과 상업용 식품기기의 위생·안전성 시험과 해외 인증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제품을 미국으로 보내지 않고 포항에서 관련 인증 절차를 밟게 된다.

경북도는 이를 통해 약 6개월이 걸리던 인증 기간을 1개월 이내로 단축하고 비용 역시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에는 단순한 행정 편의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식품로봇 시장에서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큼 실제 주방에서 성능과 안전성을 입증하고 필요한 인증을 확보해 시장에 얼마나 빨리 진입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포항센터가 제대로 작동하면 ‘연구개발→실증→인증→상용화·수출’ 사이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산업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박용선 포항시장이 ‘식품로봇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경북도]

경북도의 구상은 센터 한 곳에서 끝나지 않는다.

내년부터 총사업비 89억원 규모의 ‘식품로봇 지역혁신 클러스터’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산·학·연·관이 공동 연구와 기술지원, 인력양성, 기업 유치에 참여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식품로봇의 공통 시험방법과 안전기준을 마련해 국내외 인증·성능평가와 연계하는 표준화 사업도 추진한다.

포항을 중심으로 한 식품로봇 산업을 경북의 다른 푸드테크 거점과 연결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포항의 식품로봇, 의성의 세포배양식품, 구미의 식품 스마트제조를 ‘3대 푸드테크 거점’으로 묶어 경북을 식품 신기술의 개발·실증 무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박용선 포항시장을 비롯해 기업·대학·연구기관 관계자와 지역 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번 준공은 전국 7개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의 첫 결실로, 식품로봇 기술을 현장에서 검증해 인증과 상용화, 수출까지 연결하는 산업화 기반을 갖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 식품로봇·의성 세포배양식품·구미 식품 스마트제조를 3대 푸드테크 거점으로 연결해 신기술과 신제품을 먼저 개발·실증하고 전국으로 확산하는 대한민국 식품산업의 국가 테스트베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