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 문제 있다고 박정희 동상 철거?”…이인선 의원, “바람직하지 않다”

“절차 문제 있다고 박정희 동상 철거?”…이인선 의원, “바람직하지 않다”

10월1일 1심 선고 앞두고 ‘존치’ 공개 촉구…“대구경북 역사·시민 자긍심 존중해야”
철도공단엔 소송 취하·대구시엔 절차 보완 요구…“철거·갈등보다 대화와 협의로 풀어야”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의 운명을 가를 법원 1심 판결을 앞두고 이인선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수성구을)이 “동상 철거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존치 입장을 밝혔다.

동상 설치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면 행정·법적으로 보완할 일이지 철거부터 하는 것은 적절한 해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동대구역에 설치된 박정희 전대통령 동상 [사진=이인선 의원 페이스북 ]

이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대구역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철거는 바람직하지 않다-역사적 기억 지키고, 대구경북 자긍심을 존중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국가철도공단과 대구시에 법적 다툼 대신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구지법 민사11부는 국가철도공단이 대구시를 상대로 제기한 동대구역 광장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관련 구조물 인도 청구소송의 변론을 지난 7월 종결했으며 오는 10월 1일 1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국가철도공단은 대구시가 충분한 사전 협의나 동의 없이 철도부지에 동상을 설치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구시는 동대구역 광장을 사실상 관리해왔고 다른 시설물은 그대로 둔 채 박 전 대통령 동상만 철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맞서고 있다.

이 의원은 이번 사안을 시설물의 소유·관리 문제에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시설물의 귀속과 인도에 관한 법적 다툼을 넘어 대구경북의 자부심과 대한민국 현대사를 앞으로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문제가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한민국 산업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각별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된 동상 역시 특정 인물에 대한 찬양을 넘어 현대사를 기억하고 성찰하는 상징물로 봐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견해다.

특히 이 의원은 동상 설치 절차와 동상 존치 여부는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동상 설치 과정에서 절차적 보완이 필요했다면 관계 기관 간 협의를 통해 이를 바로잡고 관리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절차상의 문제를 철거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철도공단과 대구시 모두를 향해 한발씩 움직일 것을 요구했다.

국가철도공단에는 동상 철거를 둘러싼 소송을 취하하고 대구시와 실질적인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구시에는 동상 존치를 위해 필요한 행정적·법적 절차를 보완하고 책임 있는 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법원을 향해서도 “동대구역 광장과 시설물의 관리·귀속 관계, 관계 기관의 협의 과정과 동상 설치 경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살펴 신중하게 판단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 [사진=이인선 의원실]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을 둘러싼 논란은 설치 당시부터 이어져왔다.

동상 존치 측은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 관련 역사적 의미와 지역의 상징성을 강조하는 반면, 설치에 반대한 시민사회에서는 절차 문제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 등을 들어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1심 판결을 앞두고 동상 존치를 요구하는 지역 단체들도 국가철도공단에 소송 취하와 대구시와의 행정협의를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인 이 의원이 판결을 앞두고 존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동상을 둘러싼 논쟁은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다시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이 의원은 “동대구역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다. 대구·경북의 역사와 대한민국 현대사를 기억하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철거와 갈등보다는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법을 찾고 시민의 자긍심을 존중하는 결정을 내려주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10월 1일 법원의 첫 판단을 앞두고 쟁점은 두 갈래다.

법정에서는 동상 설치 과정과 광장의 관리·귀속 관계 등을 둘러싼 법률적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고, 법정 밖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와 공공장소의 기념물 설치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의 이날 메시지는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절차를 고치되, 해법을 곧바로 ‘철거’에서 찾지는 말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