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정부가 2040년 220기가와트(GW)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에도 불구하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메가프로젝트발 전력 수요가 더해질 경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이 사실상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시민사회 네트워크 ‘화석연료를 넘어서(KBF)’는 에너지·기후 정책 전문 연구기관 플랜잇(PLANIT)에 의뢰해 진행한 ‘전력부문 탈탄소화를 위한 전력수급기본계획 대안 시나리오 연구’ 결과를 17일 공동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오픈소스 전력시스템 모델(PyPSA)을 기반으로 제11차 전기본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보급과 전력 수요 전망 등을 조합해 전력 부문의 대안 시나리오를 분석했다. 이번 모델은 전력망 운영과 설비 구축에 필요한 총 시스템 비용 최적화를 기준으로 설계됐다.

분석 결과 메가프로젝트 전력 수요가 추가되면 석탄 발전을 전면 폐쇄하더라도 발전 부문 배출량은 NDC 상향안 허용 수준(56 MtCO₂e)을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 퇴출로 생긴 공급 공백과 메가프로젝트의 추가 전력수요를 상당 부분 가스 발전이 충당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8월 20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가 발표한 전력 수요 상향치(기존 대비 26.6~26.8GW 증가)를 참고해 20GW와 30GW 전력 수요를 각각 추가해 분석한 결과이다.
메가프로젝트로 인한 30GW의 전력 수요가 추가될 경우 가스 발전량은 기존 탈석탄 시나리오(44 TWh) 대비 약 5배(224 TWh, 기준 대비 180 TWh 증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90 MtCO₂e로 NDC 상향안 목표치를 1.6배 초과한다.
대규모 전력 공급 반영을 위해 기존 탈석탄 시나리오의 가스발전 이용률 제약(15%)을 해제하고 분석한 결과다. 추가 수요를 20GW로 산정하더라도, 가스 발전량이 208 TWh로 기존 시나리오 대비 약 4.7배 증가하고 배출량은 목표치의 1.5배(84 MtCO₂e)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김자현 플랜잇 에너지전환팀 팀장은 “메가프로젝트 추가 수요가 가스 발전으로 충당된다는 결과는 가스 발전에 대한 규제가 병행되지 않고서는 재생에너지를 늘려도 실질적 탄소 감축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후 석탄발전의 퇴출이 또 다른 화석연료인 가스 의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규 가스발전 건설 중단과 가스 이용률 제한 등 가스발전을 재정립하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민주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정부가 2040년 재생에너지 220GW 확대를 목표했음에도 메가프로젝트 수요로 인해 탄소 감축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며 “주무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이 가스 발전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한 것은 LNG 비중을 26.8%에서 10.6%로 줄이기로 한 11차 전기본 결정과 NDC를 동시에 뒤집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신 캠페이저는 “곧 수립될 12차 전기본이 메가프로젝트로 인한 탄소 배출 계획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메가프로젝트 수요 산정부터 과도하지 않았는지 검증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며 “수요 검증이나 재생에너지, ESS(에너지 저장장치)를 활용한 대안 시나리오 검토 없이 가스 확대를 불가피한 결론으로 기정사실화 해서는 안 되며 12차 전기본에는 NDC 달성이라는 목표 아래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실현 방안이 충실히 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