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문 나서는 순간 혼자 되지 않게”…대구 남구, 보호아동 자립 ‘끊어진 고리’ 잇는다

“시설 문 나서는 순간 혼자 되지 않게”…대구 남구, 보호아동 자립 ‘끊어진 고리’ 잇는다

대구 최초 ‘보호아동 자립지원 협의체’ 구성 착수…취업·주거·금융·법률·심리 하나로 연결
경계선지능 등 자립취약 아동 맞춤형 직업훈련·취업 지원…조재구 “자립 출발선부터 다를 수 있어”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보호시설을 떠나는 순간부터 집도, 직장도, 생활비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면 ‘자립’이라는 두 글자의 무게는 일반 청년과 다를 수밖에 없다.

대구 남구가 보호아동이 시설을 떠난 뒤 홀로 서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원 공백을 줄이기 위해 대구 최초로 ‘보호아동 자립지원 협의체’ 구성에 나선다.

대구 남구 보호아동자립지원 협의체 구성 운영 간담회 참석자들이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남구청]

단순히 보호가 끝난 뒤 지원금을 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보호 중인 시기부터 취업·주거·금융·법률·심리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통합 맞춤형 자립지원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남구는 지난 14일 남구청 2층 회의실에서 아동양육시설 및 공동생활가정 시설장들과 ‘보호아동 자립지원 협의체 구성·운영 간담회’를 열고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사업의 출발점은 현장에서 나온 현실적인 고민이었다.

“보호아동은 자립의 출발선부터 다르다”

일반가정의 청년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뒤에도 부모와 가족에게 주거와 생활비, 취업 준비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보호아동은 보호가 종료되면 삶의 기반을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문제의식이다.

남구가 ‘보호 종료 이후’가 아닌 ‘보호 중인 시기부터’ 자립을 준비시키는 체계에 무게를 둔 이유다.

현재 자립지원 서비스는 취업과 주거, 금융, 법률, 심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문제는 필요한 서비스가 각각 흩어져 있을 경우 정작 도움이 필요한 아동이 자신에게 어떤 지원이 있는지 알기 어렵고, 기관 간 연계가 원활하지 않으면 지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남구는 이를 하나의 협력체계로 묶을 계획이다.

아동 개개인의 욕구와 상황을 파악한 뒤 필요한 서비스를 적기에 연결하고, 한 분야의 지원이 끝난 뒤 다음 지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원사업은 여러 개인데 정작 아이는 혼자 찾아다녀야 하는 구조’를 바꿔보겠다는 시도인 셈이다.

특히 남구는 경계선지능 아동 등 상대적으로 자립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보호아동에 지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개인의 특성과 자립역량을 고려한 직업훈련과 취업 지원 등을 통해 시설을 나온 뒤 안정적으로 사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4일 간담회에서도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협의체의 틀을 정하기보다 실제 아이들과 생활하는 현장의 의견을 듣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시설장들과 협의체에 어떤 기관이 참여해야 하는지, 기관별 역할을 어떻게 나눌지, 아동별로 어떤 자립지원이 필요한지,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아동의 사례를 기관들이 어떻게 공유하고 해결할지 등을 논의했다.

남구는 이날 나온 의견을 반영해 협의체 구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보호아동은 일반가정의 아이들과 자립의 출발선부터 다를 수 있다”며 “보호에서 자립까지 끊김 없는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해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