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세입자가 거주중인 주택을 매입하는 무주택자는 최장 3년3개월간 입주를 미룰 수 있게 된다. 실거주 유예신청 기간이 내년말까지 1년 연장되고 기존 임대차계약뿐 아니라 갱신계획 1회에 한해 최대 2년을 추가로 인정하면서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제 실거주 원칙은 유지하되 세입자가 낀 주택 거래가 지나치게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제를 보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임대중인 주택 거래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실거주 유예신청 기한을 기존 올해 12월31일에서 2027년 12월31일까지 1년 연장한다고 17일 밝혔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은 18일부터 입법예고를 거쳐 다음달 1일 시행할 예정이다. 10월1일 기준 임대차계약이 유지되고 있거나 전세권이 설정된 주택이 대상이다.
정부는 지난 5월 세입자가 사는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입할 경우 기존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 입주를 미룰 수 있도록 실거주 유예제도를 확대했다.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까지 거래가 막히면서 무주택 실수요자 주택선택권이 지나치게 제한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였다.
당초 유예신청은 올해 말까지만 가능했지만 이번 조치로 신청기간이 1년 늘어난다. 연장된 제도는 다음달 1일부터 신청할 수 있으며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매수자는 허가일로부터 4개월안에 주택취득 등기를 마쳐야 한다.
실거주 유예범위도 넓어진다. 지금까지는 실거주 유예를 신청한 시점에 체결돼있던 임대차계약이 끝날 때까지만 입주를 미룰 수 있었다. 앞으로는 기존 계약에 더해 갱신계약 1회, 최대 2년까지 추가로 인정한다.
갱신계약에 따른 유예를 적용받으려면 실거주 유예를 신청하기 전에 갱신계약을 맺어야 한다. 갱신된 임대차계약도 실거주 유예신청 기간인 올해 10월1일부터 내년 12월31일 사이에 시작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갱신계약이 있는 주택은 시행일을 기준으로 최대 3년3개월간 입주를 미룰 수 있다. 15개월간 이어지는 신청기간에 갱신계약 기간 최대 24개월을 더한 것이다.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면 늦어도 2029년까지 해당주택에 입주하면 된다.
갱신계약이 없는 주택은 다음달 1일 현재 체결돼 있는 임대차계약이 처음 종료되는 시점까지 입주가 유예된다. 시행일 기준 최장 2년까지 미룰 수 있어 늦어도 2028년 9월30일까지는 입주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실거주 유예 대상을 무주택 실수요자로 제한하는 원칙은 유지키로 했다. 매수자는 올해 5월12일부터 주택매입 때까지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유예기간이 끝난 뒤 입주하면 해당주택에서 2년간 실제 거주해야 한다.
세입자가 낀 주택 거래는 열어주되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은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등록 매입임대아파트 가운데 의무 임대기간이 남아 있거나 투기과열지구 재건축·재개발사업에서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등으로 세제혜택 적용시점이 늦춰지는 경우에는 실거주 유예신청 기간도 이에 맞춰 조정된다.
의무임대 종료일이나 이전고시일 등 해당시점부터 15개월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15일 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제안한 내용을 반영했다.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완화와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아파트 세제혜택 단계적 폐지 등 세제개편에 따른 주택거래 제약을 줄이는 동시에 임차인 주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이번 조치는 토지거래허가제 실거주 원칙은 유지하면서 임대중인 주택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보완하고 임차인 주거 안정성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무주택 실수요자 요건과 2년간 거주의무는 그대로 유지해 실수요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