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훈 기자] 포스코노동조합 김성호 위원장을 둘러싸고 조합원 복지시설 이용과 회사 지원 차량 운용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조합원들이 경쟁을 통해 이용하는 휴양시설을 김 위원장이 일반 조합원과 다른 방식으로 이용했다는 주장과 함께 회사 측으로부터 지원받은 차량을 가족여행 등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제보다.
다만 현재까지 상당 부분이 제보자의 주장인 만큼 휴양시설 예약·당첨 내역과 포인트 차감 기록, 차량 운행일지, 주유·하이패스 사용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쟁의권 확보 직전 휴양시설 이용…별도 객실 제공 의혹
제보에 따르면 포스코노조가 운영하는 휴양시설은 모두 6곳으로, 조합원들은 보유 포인트를 사용해 신청하고 경쟁을 거쳐 이용권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중심은 지난 8월 16일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아난티 앳 부산 코브' 이용 건이다.
제보자는 김 위원장이 당시 후생복지 담당자를 통해 별도의 객실을 마련한 뒤 가족과 함께 해당 시설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당시는 포스코노조의 2026년 임금·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노사 간 긴장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포스코노조는 이틀 뒤인 8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에 따라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제보자가 제공한 사진에는 8월 16일 아난티 앳 부산 코브 주차장에서 김 위원장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차량이 주차돼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일반 조합원 58만~81만 포인트…위원장은 40만 포인트?
휴양시설 이용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제보자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16일 해당 시설 이용을 신청한 일반 조합원들은 약 58만~81만 포인트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는 약 66만 포인트 수준이라는 게 제보자의 설명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정상적인 당첨자가 아니었는데도 별도 객실을 배정받았고, 시스템에서는 'ADMIN' 계정을 통해 약 40만 포인트만 차감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일반 조합원과 노조위원장에게 동일한 휴양시설 이용 기준과 포인트 차감 원칙이 적용됐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특히 휴일 등 신청자가 몰리는 시기에 조합원들이 포인트 경쟁을 통해 이용권을 확보하는 구조라면 위원장에게 별도의 객실이 제공됐는지, 실제 포인트는 얼마가 차감됐는지, 이 같은 별도 배정이 관련 규정에 근거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회사 지원 차량 사적 이용 의혹도
김 위원장이 사용하는 차량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됐다.
제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과거 노조 소유 카니발 차량을 사용했으며, 이후 회사 측으로부터 출장용 차량을 제공받아 이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2025년 포스코이앤씨 사고 이후 회사 측이 김 위원장에게 제네시스 G80 차량을 출장용으로 제공했으며, 이후 포스코그룹 안전TF 활동 과정에서는 G90 차량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G90 이용을 놓고 노조 내부에서 문제 제기가 나오자 해당 차량 사용을 중단했고, 이후 회사 측으로부터 하이리무진 차량과 법인 주유카드, 하이패스 카드 등을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제는 업무용으로 지원된 차량이 실제 조합 업무 외에 사적으로 사용됐는지 여부다.
제보자는 김 위원장이 해당 차량을 가족과 함께 이동하거나 여행하는 과정에서도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분은 차량 지원 목적과 관련 규정, 실제 운행기록, 주유카드 결제내역, 하이패스 이용내역, 차량 배차 및 출장기록 등을 대조하면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다.
◆기획실장이 위원장 출퇴근·귀가까지 수행했다는 주장
노조 기획실장의 역할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나왔다.
제보자는 노조 주요 보직을 맡고 있는 기획실장이 김 위원장의 출퇴근을 비롯해 중·석식 간담회 이후 귀가 과정까지 차량 운전을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기획실장은 현재 노동조합 전임자로 근무하고 있으며, 제보자는 조합비에서 연간 1억원에 가까운 인건비가 지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실제 급여와 지급 근거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기획실장의 차량 운전이 공식적인 조합 업무의 범위인지, 아니면 위원장 개인에 대한 수행 업무까지 포함하고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최정우 전 회장도 회사 차량 사적 이용으로 벌금형
회사 차량의 사적 이용 문제는 과거 포스코에서도 사법 처리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024년 7월 회사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로 업무상 배임 혐의로 약식기소된 최정우 전 포스코홀딩스 회장에게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당시 최 전 회장은 회사에서 별도로 배정받은 차량을 가족 및 지인 등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김 위원장의 차량 사용이 이 사례와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차량의 소유·지원 주체와 사용 권한, 지원 규정 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또는 조합이 업무 목적으로 제공한 차량의 사적 사용 여부는 관련 규정과 실제 운행기록을 통해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노조 측 "답변할 내용 없다"…자료 공개가 관건
이번 의혹의 핵심은 조합원에게 적용되는 원칙이 노조 지도부에도 동일하게 적용됐느냐는 점이다.
조합원들이 경쟁을 거쳐 사용하는 휴양시설에서 위원장에게 별도의 객실이 제공됐는지, 일반 조합원과 동일한 포인트 차감 기준이 적용됐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회사 측이 지원한 차량과 주유·하이패스 카드 역시 지원 목적과 사용 범위가 무엇인지, 실제 운행이 노조 업무와 관련된 것인지 객관적인 자료 확인이 필요하다.
취재진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포스코노조 김모 홍보부장과 통화해 휴양시설 이용과 차량 운용 등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그러나 김 부장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답변할 내용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취재진이 아난티 앳 부산 코브 주차장에서 김 위원장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차량이 목격된 사진 등에 대해서도 확인을 요청했으나 구체적인 답변 없이 통화를 마쳤다.
현재 포스코노조는 2026년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섭과 쟁의 관련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의 복지시설 이용과 차량 운용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된 만큼 노조 차원의 사실 확인과 설명이 요구된다.
/대구=정훈 기자(tren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