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만 주고 끝내지 않는다”…순천향대 지원기업, 필리핀 CT 허브 구축

“장비만 주고 끝내지 않는다”…순천향대 지원기업, 필리핀 CT 허브 구축

5년간 저소득층 진단 지원·현지 청년 기술교육…지역기업 지원이 해외사업으로 확장

[아이뉴스24 박준표 기자] 필리핀 저소득층을 위한 CT 진단허브 구축에 순천향대학교가 지원해 온 지역 의료기기 기업이 참여한다. 현지 국립병원에 CT 장비를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지보수 전문인력까지 길러내는 사업으로 전체 사업 규모는 약 35억7000만원이다.

순천향대는 글로컬대학사업단의 기업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의료기기 기업 더영메디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2026~2027 포용적 비즈니스 사업(IBS)’ 공모에서 최종 약정협의 대상에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더영메디는 순천향대 글로컬대학사업단이 운영하는 ‘AI의료융합 Biz-Pivot(사업전환·신제품개발) R&BD 프로젝트’ 지원기업이다.

더영메디와 필리핀 기술교육기관 TESDA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순천향대]

이번에 제안한 사업은 필리핀 저소득층이 보다 쉽게 CT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진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장비를 현지에서 직접 관리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 대상지는 필리핀 카비테(Cavite) 지역이다.

더영메디는 현지 국립병원에 재제조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를 기증·설치하고 저소득층 환자에게 무료 또는 저비용으로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검사 목표는 7000건 이상이다. 전체 검사 가운데 절반 이상을 저소득층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체계를 설계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필리핀 생존 참전용사에게 무료 CT 검사를 지원하는 내용도 사업계획에 포함됐다.

이번 사업은 의료장비 지원 이후의 운영까지 고려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의료기기를 기증하더라도 현지에서 고장이 발생했을 때 수리하거나 관리할 전문인력이 부족하면 장비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유지보수 인력 양성을 사업의 주요 축으로 포함했다.

더영메디는 필리핀 기술교육기관 TESDA와 연계해 CT 유지보수 엔지니어 교육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현지 청년들이 의료기기 정비 기술을 익혀 취업하거나 관련 분야 창업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재제조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기반 예방정비 기술도 접목한다. 장비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파악해 현지에서도 안정적으로 CT를 유지·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순천향대의 기업지원 프로그램이 지역기업의 해외 진출과 국제개발협력 사업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AI의료융합 Biz-Pivot R&BD 프로젝트’는 대학이 보유한 기술·인력·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기업의 사업전환과 신제품 개발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예비 사업화와 본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고 제조·디자인·컨설팅·AI 전환 등을 연계한다.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고도화하고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대학의 연구·산학협력 역량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더영메디 역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모델과 기술을 구체화하며 해외시장 진출 기반을 넓혀왔다.

대학 측은 이번 선정을 지역기업 지원이 국내 사업화에 머물지 않고 해외시장 진출과 국제개발협력으로 확장된 사례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의료기기와 AI 의료융합 분야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발굴과 시장 진출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이번 사업이 본격화되면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필리핀 저소득층의 진단 기회를 넓히는 동시에 현지 청년들에게 전문 기술과 일자리를 제공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송병국 순천향대 총장은 “순천향대학교 글로컬사업단은 앞으로도 더영메디를 비롯한 지역 우수 기업들이 세계 무대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이번 성과가 기업의 성장과 필리핀 주민들의 건강 증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산=박준표 기자(asjunpyo@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