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결혼 후 시어머니에게 스스럼없이 도어락 비밀번호를 계속 알려주는 등 아내가 아니라 시어머니를 먼저 챙기는 남편 때문에 고통받는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지난 16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남편과의 갈등 끝에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온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외동아들인 A씨의 남편은 결혼 전에는 A씨를 위해 새벽길 대전 성심당 케이크를 사다 줄 정도로 A씨에게 극진한 사람이었다. A씨는 그런 남편을 믿고 결혼했으나, 결혼 후에는 시어머니에게 지나치게 충성하는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결정적인 계기는 남편이 시어머니에게 신혼집의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주면서부터였다. A씨는 처음에는 시어머니가 낮에 반찬 갖다주는 수준으로 생각했지만, 시어머니는 이후 연락도 없이 불쑥불쑥 집에 나타나 집안일에 간섭한다. A씨가 남편에게 "제발 오시기 전에 미리 전화해 달라고 말씀드려줘"라고 부탁했지만, 남편은 오히려 서운하다는 투로 답한다.
시어머니의 간섭은 아이를 낳고부터 심해져 '아이에게 뭘 먹여라', '몇시에 재워라', '클래식 음악만 들려주라'는 등 더 많은 간섭을 받는다. 결국 참다못한 A씨는 시어머니 몰래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꿔버렸으나, 남편은 결국 새 비밀번호를 시어머니에게 알려주기에 이른다.

A씨는 이후 울면서 "내가 누구와 결혼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지만, 남편은 오히려 A씨가 예민한 거라고 맞선다. A씨는 급기야 딸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나오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러나 남편은 A씨가 이유 없이 가정을 깼다고 화를 낸다. A씨는 남편과 시어머니의 문제로 이혼을 고민한다.
사연을 접한 임형창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우리 민법에는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우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다만 사연에서 시어머니가 사연자분을 직접 폭행하거나 심각한 욕설을 한 것은 아니기에 '심히 부당한 대우'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러한 시어머니의 간섭 등이 상당기간 반복되고, 그로 인해 부부관계 자체가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악화됐다면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서 재판 이혼을 구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편의 태도에 대해서는 "아내분께서 여러 차례 남편에게 최소한 시어머니가 방문하기 전에 연락을 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는데도 남편이 이를 거절했고, 아내가 현관 비밀번호까지 변경했는데 남편이 다시 그 비밀번호를 시어머니에게 알려줬다"며 "이러한 사실이 반복됐다면 남편이 부부 사이에서 해결해야 할 갈등을 방치하거나 심화시켰다는 사정으로 법정에서 주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씨가 집을 떠난 행위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는 배우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가정을 떠나 부양과 동거의무를 저버리는 경우에는 민법상 '악의의 유기'에 해당해 (이혼소송 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부부 사이 심각한 갈등으로 일시적으로 별거하게 된 경우에는 악의의 유기로 보지 않는다. 별거를 시작하게 된 경위와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이후 혼인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했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