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후 저소득층 단말기 구입비 급감…통신요금은 늘어"

"단통법 폐지 후 저소득층 단말기 구입비 급감…통신요금은 늘어"

황정아 의원 "AI 시대 통신요금 체계 개편 논의 시작해야"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지난해 7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소득 하위 가구 단말기 구입 지출은 크게 줄었지만 통신서비스 이용료는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황정아 의원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1분위 가구당 평균 통신비는 5만3736원이다. 단통법 폐지 직전인 지난해 2분기 5만8385원보다 8.0% 감소한 수치다.

황 의원은 휴대전화 등 통신장비 구입비와 통신서비스 이용료를 합산해 통신비를 산출했다. 가계동향조사의 정보통신 지출 항목에는 통신장비·통신서비스 외 OTT 구독료 등도 포함된다. 다만 황 의원은 단통법 폐지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단말기 구입과 통신요금 납부에 직접 해당하는 두 항목만 떼어 분석했다.

소득 2분위 가구 통신비도 같은 기간 9만3442원에서 9만3148원으로 0.3% 감소했다. 반면 3분위는 0.2%, 4분위는 7.6%, 5분위는 0.4% 늘었다. 4분위를 제외하면 통신비 증가율은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3.0%를 밑돌았다.

가구 전체 총액 기준으로는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1분위 통신비가 24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2%(185억원) 감소했다. 2분위는 가구 평균 기준으로는 줄었지만 가구 수가 증가하며 총액 기준으로는 0.7% 증가했다.

저소득층의 통신비 감소는 통신장비 구입비 급감이 주도했다. 올해 2분기 1분위 가구당 통신장비 구입 지출은 5994원으로 지난해 1만676원보다 43.9% 줄었다. 2분위 (-5.7%), 3분위(-5.2%), 5 분위(-3.6%)에서도 감소했다.

전체 가구 통신장비 구입 지출 총액도 지난해 2분기 4939억원에서 올해 2분기 4891억원으로 약 48 억원 줄었다. 1분위가 205 억원 감소하며 감소세를 이끌었다.

황 의원 측은 "단통법 폐지 이후 유통망 간 지원금 경쟁이 가능해지면서 저가·중저가 단말기를 중심으로 할인 혜택이 확대된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통신서비스 이용 지출은 모든 소득 분위에서 증가했다. 1분위 가구 평균 지출은 지난해 4만7709원에서 올해 4만7742 원으로 0.1% 늘었다. 2분위 1.0%, 3분위 1.6%, 4분위 4.4%, 5분위 1.2% 각각 증가했다.

상승 배경으로는 단말기 지원금과 고가 요금제의 연계 구조가 꼽힌다. 대규모 지원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고가 요금제를 판매해 단말기 할인 혜택을 받는 대신 매월 부담하는 요금 수준은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정아 의원은 "단통법 폐지로 인한 통신시장 체계 변화 효과가 일정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원금이 고가 요금제에 쏠리는 등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소비자가 실질적인 통신요금 인하를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의 데이터 수요 급증에 맞춰 통신 요금 체계 개편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