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화재현장에서 사람을 끌어내고 무거운 장비를 옮기며 계단을 오르는 소방공무원의 체력은 생명과 직결된다. 그런데 대구 소방공무원의 체력검정 참가율은 최근 4년간 14.7%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력검정 대상자는 늘었지만 미응시자가 161명에서 652명으로 약 4배 증가했다.

다만 이를 소방관들의 체력관리 소홀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미응시 사유에는 부상·질병과 공무상 병가, 교육·출장은 물론 연령에 따른 자율실시 대상자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응시 사유의 60% 이상이 뭉뚱그려 ‘기타’로 관리되고 있어 왜 체력검정 참가율이 떨어지고 있는지조차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16일 대구시의회 김주범 의원이 대구소방안전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구 소방공무원 체력검정 참가율은 2022년 93.4%에서 2023년 86.1%, 2024년 83.3%, 2025년 79.5%, 올해 78.7%로 매년 하락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14.7%p 낮아졌다.
같은 기간 체력검정 대상자는 2452명에서 3062명으로 610명 증가했다.
반면 실제 응시자는 2291명에서 2410명으로 119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미응시자는 161명에서 652명으로 491명 증가했다. 2022년의 약 4배 수준이다.
계급별로 보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올해 기준 소방사는 93.2%, 소방교 85.4%, 소방장 83.6%, 소방위 82.0%가 체력검정에 참가했다.
반면 소방경은 47.6%, 소방령 44.0%, 소방정은 33.3%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 숫자만 놓고 ‘계급이 올라갈수록 체력관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상위 계급일수록 연령대가 높고 미응시 사유에는 연령에 따른 자율실시 대상자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상위 계급을 중심으로 참가율이 낮게 나타나는 부분은 분명 점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단순히 숫자만 보고 개인의 체력관리 의지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령에 따른 자율실시인지, 부상·질병 때문인지, 업무여건 때문인지 원인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실제 제출자료를 보면 미응시 사유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기타’로 62.81%에 달했다.
일시적 부상·질병이 28%, 공무상 병가 4.75%, 교육·출장이 4.44%였다.
10명 중 6명 이상의 미응시 이유가 ‘기타’ 한 항목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이 현행 자료관리 방식부터 세분화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연령에 따른 자율실시와 건강 문제, 교육·출장, 근무여건 등을 각각 구분해 관리해야 체력검정 참가율이 떨어지는 실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소방공무원의 체력검정 제도 자체가 2028년 크게 달라진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소방청이 올해 3월 개정한 ‘소방공무원 체력관리 규칙’은 2028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개정 규칙은 체력검정 종목 변경에 맞춰 시·도 소방본부가 필요한 장비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기존 체력검정이 악력과 배근력, 제자리멀리뛰기, 윗몸일으키기, 왕복오래달리기 등 기초체력을 측정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제 재난현장에서 필요한 직무수행 능력을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에 맞춰 장비 확보만으로 준비를 끝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소방공무원의 연령과 직무, 건강상태는 물론 교대·야간근무 특성을 고려한 체력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종목별 사전훈련과 훈련공간 확보, 부상·질병 회복지원까지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미응시자를 단순히 ‘검정을 받지 않은 사람’으로 관리하기보다 사유를 분석해 건강 회복이 필요한 직원에게는 회복 프로그램을, 직무형 체력훈련이 필요한 직원에게는 맞춤형 훈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체력은 시민의 생명과 안전뿐 아니라 소방공무원 자신의 생명을 지키는 핵심적인 직무역량”이라며 “참가율 하락을 그냥 지나쳐서도 안 되지만 그 책임을 현장 소방관에게 돌려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2028년 제도개편을 계기로 대구소방의 체력관리를 단순한 평가에서 벗어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필요한 훈련과 회복을 지원하는 체계로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