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 교섭 '결렬'…16일 오전 4시부터 파업 [종합]

서울 시내버스 노사 교섭 '결렬'…16일 오전 4시부터 파업 [종합]

통상임금 기준 '176시간 vs 209시간' 평행선 유지
노조 "사측 요구안 없었어" vs 사측 "밖에서 대기"
노조 "타결까지 무기한 파업"…임금 인상률은 조정 여지
서울시, 셔틀 1500대·지하철 증회 등 '비상수송대책'

[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15일 오후 9시 30분께 사측과의 2차 조정회의를 마친 뒤 지부장 총회를 열고 파업 절차에 돌입했다. 다만, 노조는 법정 조정기간이 끝나는 자정까지 사측의 추가 제안을 기다리기로 했다. 자정까지 타결에 이르지 못하면 16일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그러나 극적 타결 가능성은 매우 낮아 서울시내버스는 16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이 중단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버스노조의 노동 쟁의 관련 분쟁에 대한 2차 조정회의가 결렬된 뒤 관계자들의 만류를 뿌리치며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지만, 오후 9시 30분께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당초 오후 9시를 협상 시한으로 정했다. 첫차가 오전 4시께 운행을 시작하는 만큼 파업 여부를 일찍 결정해야 운전기사들이 정상 운행 또는 파업을 준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오후 9시30분께까지도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자 노조는 지부위원장들의 동의를 받아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은 올해 1월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은 "오후 2시부터 9시 30분까지 사측의 (새로운) 요구안이 나온 것이 하나도 없다"며 "타결될 때까지 무한정 파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노조 파업 결의에 대해) 어떻게 할지 지금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오후 9시 30분께 조정회의를 하기로 했지만, 조정위원들이 들어오라고 하지 않아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노사는 이날도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통상임금 산정 기준 시간으로 176시간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동아운수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월 176시간을 기준으로 한 원심 판단에 대한 사측 상고가 대법원에서 기각된 만큼, 176시간 적용은 이미 확정됐다는 입장이다.

반면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영 주체인 서울시와 사측은 동아운수 대법원 판결이 176시간 적용 자체를 확정한 것은 아니라며 앞으로 법원의 판단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노조가 주장하는 월 176시간을 적용할 경우 사실상 16.1%에 달하는 임금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며 이럴 경우 기존 5000억원 수준이었던 적자 폭이 최대 1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금 인상률에선 노조가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노조는 당초 시급 7.85% 인상을 요구했지만, 이날 조정회의에 앞서 7.85%를 고수하지 않고 다른 지역의 5% 수준 인상 사례 등을 감안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측과 서울시는 통상임금 판결 취지에 따른 인상분 등을 감안해 기준시간을 209시간으로 소급 적용하는 10.32% 수준의 인상안을 제시해 왔다.

15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의 노동 쟁의 관련 분쟁에 대한 2차 조정회의에서 박점곤 서울시버스노조 위원장(오른쪽)과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조합 이사장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는 시내버스 노조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무료 셔틀버스(전세버스)를 이번에는 최대 1500대까지 확대 운행하기로 하고, 그중 200여대는 주요 간선도로에 투입해 자치구 간 이동도 지원한다. 셔틀버스 운행 노선과 시간 등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와 각 자치구의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하철도 출퇴근 시간 혼잡 완화 및 대중교통 이용 불편을 완화하기 위해 하루에 총 202회 증회 운행하고 막차 시간은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연장해 심야 이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이와 함께 승용차 이용 증가 가능성에 대비해 파업 기간 중 가로변버스전용차로 운영을 임시 중지하고, 일반 차량의 통행을 허용할 예정이다.

마을버스의 경우 시내버스 정류장 이용 제한을 한시 해제하고, 마을버스 업체의 신청과 자치구와 협의를 거쳐 운행 계통 변경을 임시로 승인해 주간선 도로를 운행할 수 있도록 한다. 파업 기간 중 서울시 공공자전거인 따릉이는 한시적으로 무료 운영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시내버스 파업 대비 긴급 상황 점검 회의에서 "서울시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내일(16일) 아침 시민 이용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며 "노사 양측은 시민의 일상과 이동에 미칠 영향을 무겁게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